"양쪽으로 내릴 수 있어 중앙버스차로에서 유용합니다."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가 지난 2일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에서 공개됐다. 언뜻 보면 일반 전기버스와 다를 바 없지만 중앙부 문이 양쪽에 있어 눈길을 끈다. 우진산전이 만든 이 양문형 전기버스 이름은 아폴로1100이다.
아폴로1100은 중앙버스차로 구축 지역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운행 방향에 따라 중앙버스차로 정류장을 각각 만들었다. 우측에만 문이 있기 때문이다.
양문형 버스가 도로를 누빈다면 도로 중앙에 정류장을 하나만 만들고, 정류장 양측으로 버스가 통행해도 승하차가 가능하다.
중앙버스차로를 운영 중인 제주 등에서는 양문형 버스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제주에서는 수백 대의 양문형 버스를 운행하려고 구상 중"이라며 "국내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식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로폭이 좁은 시내 중심구간 등에선 버스 정류장과 양측으로 버스전용차로를 설계할 경우 일반차량 도로폭이 좁아질 수 있어 제한적이긴 하다.
우진산업에 따르면 아폴로1100은 기존 시내버스와 동등한 11m 길이로 만들어졌다. 문이 양쪽에 있다보니 기존 버스보다 좌석 수는 줄었다. 다만 버스 길이나 폭이 기존과 같기 때문에 서서가는 승객을 더 태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버스의 경쟁력은 충전과 주행거리다. 우진산전은 고효율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전기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한번 충전에 300km 이상을 주행하고 1시간 만에 버스 6대를 동시충전하게끔 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통상 시내버스 노선은 종일 200~300km 정도를 달린다. 고효율 배터리는 삼성SDI 제품이다. 아폴로1100 최고 속도는 83km/h로 시내 주행하기에 적합하다.
튀르키예 최대 버스제조업체 오토카르도 전기버스를 들고 이번 엑스포에 나타났다. 주로 유럽지역에 버스를 공급하며 지난해부터 한국 진출을 준비했다. 오토카르의 공식 수입원은 리텍이다.
국내에서 선보일 전기버스는 e센트로케이(e-CENTRO-K)다. e센트로케이는 7m급 저상버스로 일반 버스 대비 바닥 높이가 낮아 교통약자들이 탑승하기에 비교적 수월하다. 차폭은 2.2m이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00km 이상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식 판매될 예정으로 추후 마을버스 시장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리텍은 e센트로케이 출시를 위해 오토카르와 지속적으로 기술 검토를 해왔다. 그 결과 국내인증 기준과 도로조건을 적용했고 올해 변경된 환경부 보조금 지급기준도 충족시켰다.
전기버스 시장은 각국 친환경 정책에 기반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연간 평균 13.9% 성장 중이다. 한국은 이중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른 국가로 꼽힌다. 국내 전기버스 보급 대수는 2015년 22대에서 2020년 1276대로 5년 만에 58배 커졌다.
현재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 정부도 국내기업 등에 유리한 쪽으로 보조금 정책을 개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전기버스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KG그룹은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에 이어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추진해 국내·외 전기버스 시장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는 진입 장벽이 낮지만 전망은 밝은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