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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km 배터리' 개발 LG엔솔, 차세대도 드라이브

  • 2023.12.08(금) 06:50

밀도·안전성 높인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 개발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

/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 배터리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현재 주류인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메탈 배터리를 시작으로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 주행거리 1.5배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외 대학 및 기관들과 함께 지난 2021년 공동연구센터 'FRL(Frontier Research Laboratory)'를 설립한 바 있다.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해 음극재 무게와 부피를 줄인 배터리다. 이를 통해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주행 거리를 대폭 늘렸다는 게 공동 연구팀의 설명이다.

리튬메탈전지 기술 설명 /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리튬메탈전지는 1회 충전에 900km 주행이 가능할 만큼 에너지밀도가 높아졌다. 이는 현재 고성능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주행거리 약 600km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또 4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할 만큼 수명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번 기술 개발 전까지 리튬메탈전지는 음극 표면에 발생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와 액체 전해액이 지속적인 부식을 유발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덴드라이트란 전지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튬 침전물을 말한다. 덴드라이트가 안전성을 해치는 이유는 뾰족한 모양 탓에 분리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전지내 분리막에 이상이 생기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붕산염-피란(borate-pyran)기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 전해액은 충방전시 리튬메탈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두께의 고체 전해질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고체 전해질 층이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간 부식 반응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원리다.

또 붕산염-피란 액체 전해액이 적용된 리튬메탈전지는 낮은 수준의 온도와 압력에서도 구동할 수 있어 간소화된 전지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액체 전해액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메탈전지의 구현 가능성을 가시화한 연구"라고 말했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부사장)은 "KAIST와 함께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메탈전지의 대표적인 난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FRL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엔솔 2.0' 핵심, 전고체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로 지적받는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리튬메탈 배터리 외에도 여러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기반 전해액을 고체로 대체해 안정성을 대폭 늘렸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배터리 내부 분리막이 손상됐을 때 액체 상태의 전해질과 음극·양극이 섞이면서 열폭주 현상이 일어난다.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면 외부 충격에도 양극과 음극이 섞이는 현상을 방지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성분에 따라 고분자계·산화물계·황화물계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고분자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개발이 쉽지만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이 다소 낮다. 산화물계는 고분자계보다 이온 전도성이 높지만 고열 열처리 공정이 필요해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황화물계는 전도성과 안전성이 높아 가장 가치가 높지만, 난도가 가장 높아 기술 개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효율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고체 배터리 수요가 2025년부터 급증해 2030년 160.1GWh(기가와트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수요인 2.1GWh의 80배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약 1800억원을 투자해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목표다. 

이달 1일 공식 취임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CEO)도 취임사에서 미래 배터리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지난 3년이 양적 성장과 사업의 기반을 다진 엔솔 1.0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고체 등 다양한 미래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외부 업체와의 기술 협력도 확대해 차세대 전지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고 신규 수익 모델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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