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견조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과 레버리지 감소 전망을 바탕으로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역대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HBM 주도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2026년 중하반기 경에는 경쟁사와의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됐다.
8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SK하이닉스의 기업신용등급을 종전 'BBB-' 에서 'BBB'로 한 단계 상향했다. 이는 S&P가 SK하이닉스에 부여한 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S&P는 SK하이닉스가 AI 시대 필수 메모리인 HBM 분야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며 SK하이닉스의 시장 가치에 주목하고 향후 실적 성장세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등급 상향 근거로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SK하이닉스가 선도적인 HBM 시장 입지와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 탄탄한 시장지위를 기반으로 내년까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S&P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수한 경쟁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높은 수익성과 성장세를 기록중인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향후에도 우월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과 낸드(NAND) 시장에서도 견고한 2위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업황이 반등할 경우 실적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2022~2023년 하락사이클 이후 비HBM 메모리 공급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로 인해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평균판매가격이 상승하면서 SK하이닉스는 큰 폭의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을 기록했다.
S&P는 SK하이닉스가 HBM 매출 비중 확대, 생산효율 개선 및 우호적인 가격에 힘입어 2024~2025년 동안 의미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을 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중한 재무정책 유지를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견조한 잉여현금흐름을 활용해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비율을 2023년 4.7배에서 2024년말 0.5배, 2025년말 0.3배 수준으로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HBM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향후 1~2년 동안 설비투자 규모는 크게 늘어나겠지만 이미 수주가 확정된 계약 물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관련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심화는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라고 밝혔다. S&P는 SK하이닉스가 최소 향후 2년 동안 선도적인 입지를 유지하겠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와의 격차가 2026년 중하반기 경에는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향후 등급조정 요인으로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돼 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이 상당기간 1.0배를 웃돈다면 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쟁심화로 생성형 AI 반도체의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한다거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또는 공격적인 자본투자에 따른 큰 폭의 차입금 증가 등으로 인해 현실화될 수 있다.
또한 가능성은 낮지만 SK하이닉스가 업황 사이클 변화와 기업인수에도 불구하고 상당 규모의 순현금 포지션을 유지할 경우 신용 등급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