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핵심 동력된 '철도'… 현대로템,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 2025.06.30(월) 15:51

1Q 철도사업 수주잔고 16.8조… 전체의 80%
우즈벡·모로코 이어 호주 등 추가 수주 기대
검증된 고속철 기술력 확대 적용…"정부 기술보호 시급"

/그래픽=비즈워치

현대로템이 중동·동유럽·호주 등 해외 철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세대 KTX-이음 등 고속철 기술력을 앞세운 전동차 수출이 성과로 이어지며, 철도산업의 해외 진출 저변을 넓히는 모양새다.

실제 현대로템 철도사업 부문(레일솔루션사업부)의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전체의 약 80%에 달한다. 철도사업이 현대로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이다.

수주잔고 비중 80%… 커진 존재감

현재 현대로템의 철도 사업은 고속철, 전동차, 트램 등 다양한 차종 수주가 이어지면서 방산·플랜트 등을 포함한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로템의 전체 수주잔고는 18조7578억원이며, 이 가운데 철도 부문인 레일솔루션 사업이 14조646억원으로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체 수주잔고가 21조1187억원으로 늘었고 이중 철도 부문(16조8611억원)의 비중은 약 80%에 육박한다.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현대로템은 최근 해외 주요 시장에서 잇따라 굵직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호주 퀸즐랜드 QTMP 전동차, 대만 가오슝 전동차 및 E&M(철도시스템) 사업을 수주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LA 메트로 전동차,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트램,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냈다. 

특히 올해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모로코 전동차 440량 사업을 단일 계약으로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 저변을 더욱 넓혔다. 이 밖에도 캐나다 애드먼턴, 터키 안탈리아, 폴란드 바르샤바, 뉴질랜드, 브라질, 튀니지 등지에서 전동차·트램·시스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 지난해 말 우즈베키스탄에서 수주한 고속철 사업은 단순 차량 공급을 넘어 기술 수출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국내 고속철이 도입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수출 성과기 때문이다.

그간 우즈베키스탄은 스페인산 고속차량을 운용해왔지만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비해 현대로템의 차량은 동력분산식 구조로 수송능력이 약 30% 높고, 가감속 성능에서도 우위를 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특히 이는 차량 납품을 넘어 유지보수, 인력 교육 등 운영 전반까지 전수하는 '원팀 수출' 모델로 진행된다. 현대로템과 코레일이 공동으로 운영·유지보수 노하우를 이전함으로써 단순 공급을 넘어 현지 파트너십 기반 기술 수출 구조를 정착시키는 방식이다.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은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수출 사업은 고속철이 한국에 도입된지 20년 만에 해외 수출을 성사시킨 쾌거"라며 "유지보수 측면에서는 오랜 기간 철도차량 유지보수를 한 코레일의 노하우가 전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이 2세대 KTX-이음 열차 안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모로코 전동차 사업 역시 프랑스 알스톰, 스페인 카프, 일본 히타치 등 유력 글로벌 철도기업들과의 경쟁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약 300개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입찰에 참여했으며, 적기 납품 능력, 사업 수행 경험, 품질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

김 본부장은 "모로코 전동차 사업은 월드컵 등 대형 국제 이벤트에 대비해 교통 인프라 강화 차원에서 진행한 사업들로 국가적인 프로젝트"라며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저리의 차관 지원을 약속했고, 우리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이뤄졌다"고 부연했다.

호주·중동·동유럽까지… 차세대 수주 확보 나선다

나아가 현대로템은 호주, 중동, 동유럽 등에서 향후 수주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호주의 경우 시드니에서 2층 전동차를 상업 운영하고 있는데, 오는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을 앞두고 후속 발주가 예상된다. 이에 맞춰 현대로템은 호주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장기 사업기회를 발굴 중이다.

고속철 분야에서는 UAE와 모로코, 동유럽 국가들이 유망 시장으로 거론된다. 모로코에서는 1차 고속철 사업을 프랑스 알스톰이 수주했지만, 현대로템은 이후 확장 구간에 진입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2세대 KTX-이음./영상=현대로템 제공

향후 현대제철은 고속철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전동차, 경전철, 트램 등 다양한 차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운행을 시작한 GTX 열차는 지하 7층 정도 깊이의 대심부 주행을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고속철의 추진 제동 성능이 있어야 한다"며 "고속철 수준의 기술을 일반 전동차까지 적용해 기술 차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고속철 수출이 단순히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고, 전주기적 시스템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기술 보호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산 고속철의 부품 및 시스템 국산화율은 90%에 육박해 수출에 따른 국내 산업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현대제철이 핵심 기술의 무분별한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경쟁국과 비교해서도 취약하다. 중국과 일본은 고속철 기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분류하고, 자국 시장에 외국 기업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21년부터 해외 기업 입찰에 제한이 없어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

김 본부장은 "중국, 일본 등은 자국 철도시장을 해외 기업에 개방하지 않는 반면, 국내는 누구나 입찰할 수 있는 구조"라며 "2021년부터는 고속철 납품 실적이 없어도 입찰이 가능한데, 이는 기술보호 차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속철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해 보호하고 기술 보호방안을 제도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