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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언택트도 분산투자가 답입니다"

  • 2020.08.18(화) 16:12

한화글로벌언택트펀드 운용역 박성걸 매니저 인터뷰
출시 두달만에 100억 돌파…온라인소비·헬스케어 유망

"개인투자자들이 그 많은 종목들을 어떻게 일일이 투자할 수 있을까요? 결국 분산투자가 답입니다"

'인류 공동의 적'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뒤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단어, 언택트(Untact·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정치·사회·문화와 더불어 경제의 패러다임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180도 바뀌었다. 그 가운데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 바로 언택트다. 

언택트 시대로의 급격한 변화 속에 전 세계 산업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돈의 흐름에 누구보다 밝은 금융투자업계는 이에 맞춰 투자상품을 쏟아내기에 바쁘다. 지난 6월 초 한화자산운용에서 내놓은 '한화글로벌언택트펀드'는 이런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꽤 좋은 성적을 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박성걸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에쿼티사업본부 과장. 한화자산운용 제공

이 펀드를 운용하는 박성걸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에쿼티사업본부 과장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중국에서 태어나 쓰촨대 졸업 후 석사 과정을 밟으러 한국에 온 박 과장은 2011년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하며 금투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에서 운용 경력을 쌓고 2018년에 한화운용에 합류해 중국과 홍콩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식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펀드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현재 설정액은 100억원을 좀 넘는다. 전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는 와중에, 그것도 판매채널이 일부 증권사로 한정된 상황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요즘 사모펀드 사태로 은행들이 펀드 판매 라인업을 짤 때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데, 지금까지의 성과를 고려하면 곧 대형 은행들을 통해서도 펀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률은 어떤가

-지난 13일 기준 설정 후 수익률은 13%가량 된다.(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4.50%다.)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일차적으로는 언택트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덕분이 아닐까 한다. 평소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우리 생활과 밀접한 언택트 기업이었다는 걸 투자자들이 깨달은 것이다.

최근 언택트 투자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운용사들이 앞다퉈 언택트 펀드를 내놓고 있지만 막상 새로운 상품은 거의 없다. 상당수가 기존에 운용하던 해외 주식형펀드를 언택트 투자 콘셉트에 맞게 리모델링해 내놓은 것이다.

반면 한화글로벌언택트펀드는 코로나 이후 산업 변화에 맞춰 새롭게 내놓은 상품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충분히 신선했을 거라고 본다.

▲다른 언택트 펀드와 차별점은

-태생부터 언택트 펀드 콘셉트에 부합하는 전략으로 짰다. 중소형주를 주로 담거나 미국 기업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등 특정 업종이나 스타일에 한정된 대다수 다른 언택트 펀드와 달리 시장을 크게 보면서 경기 민감 업종과 경기 방어 업종을 함께 가져가 변동성을 확 줄였다. 대형주 위주로 구성해 유동성도 좋다.

분기에 한 번씩 시장 상황과 주가 흐름을 보고 종목과 비중을 조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리밸런싱(재조정)'이 아닌 '리뷰(검토)' 개념이다. 포트폴리오를 규칙적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재검토 후 살짝 조정하는 식이다. 크게 변동을 주기보단 대형주에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기본 운용전략은 어떻게 되나

-크게 온라인 소비와 데이터 인프라, 헬스케어 3가지 테마로 나눈 뒤 그 안에서도 플랫폼과 인프라, 서플라이 체인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는 온라인 소비 내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네이버 등은 데이터 인프라 내 플랫폼에 속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인프라 내 서플라이 체인에 포함된다.

미디어와 차세대 모빌리티, 클라우드 컴퓨팅, 5G, 온라인 의료서비스, 의료 기기와 시스템 등이 하위 테마를 구성한다.

▲종목 선택의 핵심 기준을 말해달라

-언택트 산업 내에서 장기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을 중점적으로 본다.

현재 126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선 상위 테마와 카테고리 안에서 대표 기업들을 골라 담는다. 그다음 시장 상황과 주가 수준을 고려해 비중을 결정한다.

지역도 고려한다. 미국과 중국, 일본 증시 상장 종목을 골고루 담고 있다. 온라인 소비 테마에서 미국은 아마존, 중국은 알리바바, 일본은 라쿠텐을 넣는 식이다. 한국 기업들도 꽤 많이 담고 있다.

여기서 글로벌언택트펀드인데 왜 한국 기업에도 투자하냐고 궁금해할 수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단순한 한국 기업이 아니다.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운용역 구성은 어떻게 되나

-나를 비롯한 6명의 매니저가 투자 협의체를 구성해 펀드 운용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지역 전문성은 타사 펀드 운용역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각자 기본적으로 언택트펀드의 투자 지역인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이미 운용 중이다. 그만큼 해당 시장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또 서울 본사와 미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현지법인이 매주, 매월 글로벌 투자 동향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힘을 합치고 있다.

▲언택트 관련 업종 또는 기업 중 가장 유망하게 보는 곳은

-온라인 소비 업종이 핵심이다. 글로벌 확장성이 좋은 아마존이나 페이팔 등이 대표적이다. 현 상황에서 실적도 가장 돋보인다. 미국 주요 언택트 기업들의 경우 자국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 공략도 잘하고 있다. 

온라인 헬스케어 쪽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아마존이나 MS가 원격 의료 서비스를 하고 있고, 최근 중국 정부가 온라인 헬스케어에 전면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알리헬스케어와 핑안굿닥터 등 중국 원격 의료업체들도 유망해 보인다. 

중국의 경우 인구 대비 의료기관 수가 턱없이 적어 정부가 주도해 원격 의료산업을 키우고 있다. 업종 내 대표 기업들은 구독경제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국내에선 언택트 바람이 최근 약간 꺾이는 분위기인데

-언택트 테마에 대한 관심이 식는다기보단 언택트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또 언택트 수혜주 중에서 디지털 전환이 추세화되면서 언택트 산업의 주축이 되는 곳이 있는 반면 단기적으로만 수혜를 입는 곳이 있다. 이런 기업들이 시장의 관심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중 아무래도 주목받는 곳은 미국과 중국이다. 지금 접근해도 괜찮을까

-중국은 지금 들어가도 괜찮다. 거시적인 문제가 많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워낙 좋다. 중국 정부가 돈을 많이 풀고 있어 앞으로도 좋을 것이다. 코로나19 영향도 타 국가 대비 훨씬 적다. 

미국의 경우 증시가 과열 양상을 띠면서 펀더멘털에선 문제가 좀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 전체가 아니라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애플이나 MS, 아마존 등의 대표 기업들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언택트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이 글로벌 언택트 기업을 개별적으로 선택해 투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막상 성공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고액자산가가 아닌 이상, 특히 자신이 근로소득자라면 세금 문제를 고려해서라도 펀드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몇백만 원 투자하겠다고 해외 언택트 기업 주식을 사는 건 오히려 손해다.

한화글로벌언택트펀드는 지역별, 업종별 대표 기업을 골고루 잘 담고 있어 펀드에 가입만 해도 전 세계 언택트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택트 산업 관련주에 분산투자하길 원한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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