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백신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요국 정부들도 앞다퉈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온기가 다시금 형성되고 있는데요.
그간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기업 주가가 기대감만으로 오르는 순환매 현상이 짙게 나타나다 보니 옥석가리기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직접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 관련 테마에 편승해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가시화…추가 수익 가능
7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군(2일 기준)은 총 51개로 추려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13개사입니다. 여기에는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고조되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백신 상용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바레인을 비롯해 주요국 정부가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허가한데 이어 미국도 이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이 이뤄지면 백신을 24시간 안에 모든 주와 지역으로 배송하겠다"며 "1차 접종분은 며칠 내로 배포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 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인다는 사실에 모두가 위로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르면 크리스마스 전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관련 기업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올해 초 주당 20달러 선 밑에서 시작한 모더나는 지난 달 말 유럽연합(EU)과 영국 정부와의 백신 후보물질 공급계약과 같은 긍정적인 뉴스들이 유입되며 주가가 이달 초 한 때 170달러 선 위로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영국과 바레인 정부 등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을 받은 바이오엔텍과 화이자 등도 지난달 중·하순 대비 높은 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백신 개발 선두에 서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3차 유행이 본격화 하면서 증가한 확진자로 인해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수익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경우 임상 3상에 대한 높은 문턱, 정보 접근성 등을 고려해 ETF를 통한 투자가 리스크 절감 차원에서 고려해 볼만합니다.
◇모더나 관련 ETF 주목
미국 주식시장에는 현재 여러 종류의 바이오·헬스케어 ETF들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모더나를 포함한 ETF의 성적이 연초 이후 준수한 편입니다. 특히, 지난 11월 한달 간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90% 가까이 오르는 등 랠리를 펼친 결과라는 평가입니다.
올 한해 성적이 가장 좋았던 ETF는 '아이쉐어 지노믹스 이뮤놀로지·헬스케어(iShares Genomics Immunology and Healthcare·IDNA)' ETF입니다. 주로 유전체학, 면역학, 바이오엔지니어링 등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이 ETF는 올해 첫 장 이후 이달 4일까지 27%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순자산 1700억원 규모의 중소 펀드인 이 ETF는 항암제 전문 생명공학 기업 '미라티 테라퓨틱스'를 8% 이상 들고 있고, 그 다음으로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인바이테, 모더나 등을 4% 이상의 비중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습니다.
편입 비중은 IDNA보다 작지만 관련 ETF로 분류되고 있는 '프린서플 헬스케어 이노베이터스 인덱스(Principal Healthcare Innovators Index·BTEC)' ETF도 양호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 펀드는 혁신 제약 및 치료법 등을 연구 개발하는 중소형 성장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TF입니다. 일본과 독일 국적 기업에도 8% 비율로 투자하는 IDNA와는 달리 100% 미국 기업만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게 눈에 띄는데요.
그 면면들을 살펴보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암 진단업체 '이그젝트 사이언스(3%)'를 비롯해 의료기기 제조업체 '짐머 바이오멧 홀딩스(3%)' 모더나(3%), 호라이즌 테라퓨틱스(2%) 등을 담고 있습니다.
자산 규모 112억원 규모로 소형 펀드에 속하는 해당 ETF는 단기 수익률 면에서 주춤한 여타 ETF와는 달리 1개월, 3개월 성과가 각각 1%, 8%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25%를 웃도는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바이오엔텍과 모더나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ETFMG 트리트먼츠, 테스팅·어드밴스먼츠(ETFMG Treatments, Testing and Advancements·GERM)'도 지난 한 주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는데요.
'병균(Germ)' 이란 뜻의 티커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ETF는 감염 질환에 대한 치료제, 백신, 진단 테스트를 연구·개발하는 업체를 포트폴리에오 모아놨습니다. 이 중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하는 '바이오엔텍'이 7%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 업체 '퀴델'과 모더나를 각각 6% 이상 씩 들고 있습니다.
거래를 시작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ETF인 만큼 연초 이후 수익률을 내기에 무리가 있지만 최근 석달 –15%, 한 달 –1% 안팎의 부침을 겪고 있는 중에 백신 상용화가 임박해 오면서 지난 한 주 6%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밖에 모더나 관련 ETF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양호한 수익률 행보를 보이고 있는 헬스케어 ETF들도 눈에 띄는데요. 암에 대항하는 인체 면역 기능을 활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는 업체에 들에 투자하는 '론카 캔서 이뮤노테라피(Loncar Cancer Immunotherapy·CNCR)'와 순자산 면에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며 올해로 상장 20돌을 맞는 아이쉐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iShares Nasdaq Biotechnology·IBB) 등도 연초 이후 각각 12%, 8% 이상의 성과를 내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기대 속 헬스케어 ETF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관련 백신·치료제 및 신약 출시 소식이 이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