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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ETF]최고 전성기 맞은 'ARK' ETF…꿀인기 비결은

  • 2020.12.17(목) 11:43

올해 아크 펀드 수익률 상위 독차지…뭉칫돈 유입 행진
내년에도 추세 이어질 전망…"성공 사례 벤치마크 해야"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아크 인베스트 매니지먼트(Ark Investment Management)가 내놓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수익률 고공행진을 펼치며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상장 ETF 중 연초 이후 성과가 가장 우수한 상위 5개 펀드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시장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줍니다. 액티브 펀드 설정액과 순자산이 2009년 이후 감소를 거듭하며 입지가 상당히 줄었기 때문이죠. 한국과 미국의 액티브 ETF 시장이 직면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아크사의 성공 모델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Ark Invest Management

◇수익률 독식…내년에도 독주 체제

17일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초 이후 지난 달 20일까지 출시된 ETF는 총 7523개, 순자산은 7384억 달러(한화 약 807조5880억원)에 달합니다. 전체 규모에서 액티브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로,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17조~18조원 정도 수준입니다.

이렇게 비중이 크지 않은 액티브 ETF 시장에서 아크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성과가 우수한 액티브 ETF 순위 1위~5위를 휩쓸며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 모으고 있죠.

실제 바이오 테크놀로지 섹터에 투자하는 아크 지노믹 레볼루션(ARK Genomic Revolution ETF·ARKG) ETF의 경우 연초 이후 이달 7일까지 143.7%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달 초만 하더라도 한때 180.0%를 웃돌며 액티브 ETF 중에선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인터넷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ARK Next Generation Internet·ARKW) ETF가 같은 기간 92.4%의 수익을 올리며 2위에 올라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액티브 ETF 중 가장 큰 순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아크 이노베이션(ARK Innovation·ARKK) ETF가 뒤를 잇고 있는데요. 이 기간 수익률이 81.4%를 가리키는 등 수익률 상위 1위부터 5위까지를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상품들이 독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고수익 행진에 힘입어 투자금도 대거 몰리고 있습니다. 11월 말까지 미국에 상장된 주식형 액티브 ETF로 총 149억 달러(한화 약 16조3000만원)가 유입 됐는데, 그 중 수익률 상위 5개 펀드에 무려 124억 달러(한화 약 13조5600억원)가 쇄도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이들 5개 펀드가 월간 기준 최대 자금을 모집한 ETF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처럼 아크사의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크사는 파괴적 혁신이라는 테마 아래 3~5년을 목표로 장기투자 전략을 구사한다"며 "아크사의 ETF가 2014년 상장된 것을 감안하면 수익률 기준으로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향후에도 성장이 기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도 "올해 10월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액티브 ETF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라며 "11월도 별단 다르지 않은데, 주식형 액티브 ETF에서 아크 의 독주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철학·소통·투명성이 성공 비결

아크사의 ETF가 올 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시장에서는 성공 비결에 주목을 하고 있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 철학과 신념, 투자자와의 소통, 상품의 투명성을 꼽고 있습니다.

우선 아크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파괴적 혁신' 테마에서 투자 철학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는데요. 회사는 인공지능(AI), 에너지 저장, 로보틱스, DNA 시퀀싱(sequencing), 블록체인을 5가지 혁신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5가지 혁신 기술 플랫폼이 향후 10년~15년 간 약 50조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5경원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앞으로 막대한 규모의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 산업군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게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한편, 선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죠.

이와 더불어 아크사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이를 위한 투명성 제고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자사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팟캐스트, 이메일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앞서 언급했던 투자 철학과 펀드 구성내역 등을 투자자들과 공유합니다. 

통상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이 선취매매 및 투자 전략 등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포트폴리오 공개에 부담을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차별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자신들의 투자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알리면서 꾸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투자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호흡함으로써 투명성을 입증하고, 신뢰를 쌓아나간 게 인기 비결로 꼽히고 있습니다.  

올해 아크사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향후에도 액티브 ETF의 성장세와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미국 주식시장에서 해마다 출시되는 상품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인 지난 2010년 4개를 시작으로 2015년 13개, 2020년에는 무려 132개의 상품이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10년 만에 33배가 늘어난 셈이죠.

이런 추세를 반영해 국내에서도 아크의 성공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굵직굵직한 환매 중단 사태, 이로 인한 투자자 신뢰도 저하, 만족스럽지 못한 수익률 등으로 인해 심각한 자금 유출난을 겪고 있는 국내 펀드 시장에 액티브 ETF의 성장세를 활용해 활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죠.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전문 운용사는 미국과 국내 펀드 시장 모두에서 좁아지는 자신의 입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액티브 자산운용사가 처한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시장 내 액티브 ETF의 성공 가능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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