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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위험 투자나선 동·서학 개미…괜찮을까?

  • 2022.04.05(화) 06:10

국내 ETF시장, 레버리지·인버스 득세 계속
서학개미도 3배 레버리지 상품 투자 확대
비용·원금 복구 제약…투자 결정 '신중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고위험 상품 진입이 늘고 있다. 동·서학 개미 모두 지수 등락에 따라 수익을 내는 상품에 베팅을 늘리는 모습이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다수의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거래대금 상위 자리를 휩쓸었고 뉴욕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테슬라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일반상품 대비 비용이 많이 드는 점, 투자원금 전액 손실 발생 위험 등을 유념해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전성시대'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증시에서 매매되는 ETF 가운데 레버리지·인버스 ETF 5개 상품이 거래대금 상위 10위권에 포진했다. 해마다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와 이와 관련한 다양한 테마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인기 측면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2010년을 기점으로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에는 삼성자산운용에서 내놓은 'KODEX 인버스'가 한해 4조원 가까운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ETF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연속으로 'KODEX 레버리지' ETF가 최대 거래대금 1위 자리를 석권했다. 2017년에는 'KODEX 200'에 왕좌를 내줬지만 10위권내에는 삼성자산운용의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4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 등 총 5개 상품이 포함됐다.

이같은 추세는 2018년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한 투자 열기는 뉴욕 증시로도 향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큰 규모로 순매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TQQQ)'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나스닥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올들어 지난 달 30일까지 11억달러(한화 약 1조3382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테슬라(약 1조 2200억원)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테슬라는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순매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활발하게 거래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수렴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와 상장지수증권(ETN)이긴 하지만 혁신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인 '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도 각각 3위에 10위에 랭크되는 등 지수 등락에 베팅하는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에게 불리..신중한 투자 나서야

이 상품들은 기초 지수의 향배가 투자 성과로 직결된다. 지수가 뚜렷한 추세없이 등락을 반복하거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일수록 수익률 방어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로 성과가 산출된다. 지수가 내리면 하락분의 2배 수익률이 나고 오르면 2배 손실이 나는 소위 '곱버스' 상품이다.   

그간 계속된 증시 조정을 틈타 최근 석달 및 반년 동안에는 각각 10%, 15%에 가까운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1분기 말부터 현재까지는 2%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레버리지나 곱버스 상품의 경우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 원금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맹점이 있다.

기초지수가 충분히 오른 상태에서 떨어지는 것과 내린 상태에서 반등을 통해 나오는 회복분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준가가 1만원인 인버스 상품이 추종 지수의 상승으로 1% 하락할 경우 9900원이 된다. 이 상황에서 지수가 다시 1% 오른다고 해도 기준가는 1만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9900원의 1%만큼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9999원이 된다.    

당연히 투자 규모가 클수록 손실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데, 마냥 원금 회복을 기다리기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최근 청산된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이 대표적인 예다.

곱버스 ETF와 동일한 이 ETN은 기초지수가 60% 이상 상승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이 50%일 경우 그 반대가 되는 곱버스는 하락률은 100%가 된다. 즉, 기준가격이 '0'에 수렴해 이 상태에서 오르더라도 소위 '제로' 상태를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의 경우 단기 투자용 상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운용 보수를 비롯한 각종 비용이 일반 상품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고 투자원금 손실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평균적으로 레버리지나 곱버스 상품의 경우 보수가 일반 상품보다 높은 수준인데다 선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의 경우 롤오버(월물 교체) 등 각종 비용이 투자자들에게 전가된다"며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원금 전액 손실 위험성도 있어 일반 주식처럼 원금 복구까지 기다리기에도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버리지나 곱버스 상품의 경우 수익이 발생할 때는 다른 투자 자산보다 그 규모가 크기 때문에 혹할 수 있지만 투자 결정을 내릴 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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