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제대로 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실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5일 논평을 내고 2250만명 국민연금 가입자가 코리아디스카운트 피해를 입었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저출산에 버금가는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금금리에도 못 미치는 1% 배당수익률을 약속한 LG전자, 이사회 독립성을 해치는 이마트와 같은 상장사를 예로 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주길 당부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증시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자 국민의 건전한 자산 축적을 돕는 기회의 사다리"라며 "그러나 한국 증시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미국, 대만, 전세계 시장 밸류에이션의 50% 미만, 일본의 6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G전자 조주완 CEO는 향후 3년 간 신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배당성향 25%, 최소 배당 1000원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지난 1년간 주가 17% 하락, 3년간 40% 폭락한 회사가 시중은행 예금금리에 못 미치는 1% 배당수익률을 약속한 것으로 일반주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거버넌스포럼은 2250만명 국민연금 가입자와 1400만명 주식 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증시가 저평가 받으면서 이를 해소하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률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거버넌스포럼은 국내 기업들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서 미래수익률이 일본, 대만 수준인 연 10%로 뛴다면 국민연금과 개인의 자산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국민과 국민연금 등의 자산증식을 위해선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가 필요하고 궁극적으로는 지난 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거버넌스포럼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에게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10대 과제를 제안했다.
거버넌스포럼은 가장 먼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법 개정은 주무부처인 법무부 의견서가 중요하고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양당 대표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체는 이사회인 만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수장과 임직원들이 주요 상장사들을 방문하거나 연락해 회사의 자본비용, 자본수익률 등 구체적인 내용들을 체크하고 밸류업 프로그램 채택을 독려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고 추가로 취득하는 자사주도 3개월 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서는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은 이사회를 통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천에는 국민연금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일본 거버넌스 개혁에서 일본공적연금(GPIF)의 역할이 컸다"며 "국민연금도 주요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시 자체위원회 결정 내용과 그 근거를 주총 2~3주 전에 홈페이지에 상세히 사전 공개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도입 △배당소득세 세율인하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배당 늘리는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상장폐지 경고 시스템 가동 △상장사 모자회사 및 계열사 간 합병시 공정가치 평가 △상속세 및 증여세 현실화 등을 밸류업 프로그램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