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규모를 연간 4조원가량 더 늘릴 예정이다. 만기와 금리도 다양화하고 담보 범위를 확대해 유동성 지원 방안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정각 증권금융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본시장에서의 안전판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유동성 지원 규모를 높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증권금융은 증권사에 대한 평시 유동성 공급 규모를 지난해(26조5000억원)보다 4조2000억원 늘린 30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실질적인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각 증권사의 니즈에 맞춰 만기와 금리를 다변화하는 방안과 함께 해외증권 등으로 담보 범위도 늘릴 예정이다.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에 지원하는 △3조원+α △PF 자산유동화증권(ABCP) 매입프로그램도 차질 없이 가동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증권금융은 2022년 말부터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환매조건부채권(RP)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왔다. 또 증권사 PF-ABCP 매입기구에 25%(최대 4500억원) 출자를 약정했다.
김 사장은 "증권금융의 주요 업무는 증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자금 공급 규모를 확대해 자본시장이 위기에 닥쳤을 때 증권금융이 1차 방어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도 지속해서 운영한다. 증안펀드는 금융당국이 금융기관 등에서 기금을 출연받아 조성하는 펀드다. 증시가 폭락할 때 주식을 매입해 증권 시장 안정을 도모한다. 증권금융은 증안펀드의 사무국 역할을 한다.
내년 2월 시행하는 배출권거래법 개정안에 맞춰, 증권금융에 예치 예정인 온실가스배출권거래예탁금의 안전한 보관·관리를 위해 제도·시스템 구축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김정각 사장은 외화예탁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증권금융이 맡고 있는 외화예탁금은 7조9000억원 가량이다.
특히 외화예탁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증권금융은 외화예탁금을 외화예금,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과 스왑 등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에 MMF와 스왑의 운용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국채와 역외예금 편입 등을 통해 운용 수단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외화 전담조직을 팀에서 부서로 확대 개편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토큰증권 관련 사업영업도 발굴한다. 김 사장은 "토큰증권 사업 부문은 3대 경영전략 중 하나인 디지털화의 일환"이라며 "조각투자 등에서도 일반 주식투자의 경우와 비슷하게 대출 거래의 투자자 예치금액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열리는 증권금융 홍콩사무소와 관련해선 "해외거점을 통해 외화예탁금의 효율적인 관리와 증권업권의 글로벌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