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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한국 게임사들이 영국 '헤이디언'을 주목한 이유

  • 2022.10.06(목) 11:05

분산연산 기술로 메타버스 세계최대 동시접속 가능
에픽게임즈·텐센트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로 눈길

최근 텐센트와 에픽게임즈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시켜 관심을 끈 메타버스 스타트업이 있다. 영국 소재 헤이디언(HADEAN)이다. 

텐센트와 에픽게임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니 어떤 회사일까 궁금증이 증폭됐다. 분명 무언가 특별함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다. 

때마침 헤이디언의 크래그 베디스(Craig Beddis) CEO와 미미 케샤니(Mimi Keshani) COO가 방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잠시 시간이 난다는 이들을 만나러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판교로 달려갔다. 

헤이디언(HADEAN)의 크래그 베디스(Craig Beddis) CEO. 그의 첫 이미지는 영국 배우 톰 하디(Tom Hardy)의 인상이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일단 궁금증 해소를 위해 '헤이디언만의 특별함'이 무엇인지 질문했다. 

크래그 베디스 CEO는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유저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지만 동시접속을 위한 서버 구축 및 운영 부담이 크다"면서 "그마저도 게임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유저가 많게는 3만~4만명까지 되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면 100명 정도만 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정 된다는게 한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게임간 아바타와 아이템 연동, 클라우드 게임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헤이디언의 분산연산 기술은 이미 2019년부터 인정받고 있는데, 세계 최대 수준 동시 게임 참여 인원 1만4000명을 기록해 기술 우수성을 입증시켰다"고 강조했다. 

'동시 게임 참여 인원이 1만4000명이라니…' 어떻게 이게 가능할지 궁금했다. 

그는 창업스토리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베디스 CEO는 "25년간 벤처캐피탈 분야에서 일하면서 기술기반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이후 IT 인프라 관련 기업을 창업하고 엑시트(Exit) 하기를 반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헤이디언을 창업했던 결정적 계기는 5년전 IPO를 19번 성공시킨 창업가 존 테이솜(John Taysom)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면서 "존 테이솜은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는 수요가 증가되지만 이를 인프라에서 충분히 뒷받침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 이로 인해 분산연산 기술의 미래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술 난이도가 높아 사업화를 성공시킨 사례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창업에 도전했다"면서 "존 테이솜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만난 친구 4명이 창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헤이디언(HADEAN)의 크래그 베디스(Craig Beddis) CEO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렇게 기술개발에 몰두해 회사는 5년만에 120명 규모로 성장했고, 최근엔 텐센트와 에픽게임즈 등으로부터 5000만달러(약 7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을 정도로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헤이디언은 글로벌 게임사 마인크래프트·에픽게임즈 등과 서버 효율화 및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에서 협력하고 있고, 소니·픽셀링스 등과는 버추얼 컨서트 및 메타버스내 예술품 거래 플랫폼 구축 등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에픽게임즈는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를 확장시켜 Create to Earn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헤이디언 기술이 주요하게 활용되면서 전략적 투자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헤이디언의 기술력은 공공분야에서도 나타났다. 영국 국방부와 방위 산업체인 BAE·CAE와 운영 및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함께 만들고 있다. 

베디스 CEO는 "독일 게임스코인(GamesCoin)과 공동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플랫폼의 경우, 유저가 같은 캐릭터로 서로 다른 다양한 게임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고 아이템 생산, 거래, 호환 등이 가능하다"면서 "이러한 트랜드는 다양한 게임회사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헤이디언의 기술은 더 관심을 받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의 이같은 설명을 듣고 나니, 방한 목적이 이해됐다. 한국의 게임사들을 만나 헤이디언 기술 접목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것이다. 

베디스 CEO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예전 창업에서도 경험한 했지만, 글로벌 확장 중에서도 아시아 지역이 가장 핵심이며 그중에서도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테스트되고 있는 한국을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헤이디언(HADEAN)의 미미 케샤니(Mimi Keshani) COO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미미 케샤니 COO도 "한국에서는 이미 MMORPG 게임을 글로벌하게 성공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에 헤이디언 기술과 접목된다면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방한을 통해 다양한 게임회사와 미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샤니 COO는 "예상했던 대로 한국 게임사는 혁신에 가장 가깝게 있으며,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테스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한 뒤 "게임과 다양한 콘텐츠가 접목되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전략이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게임, 메타버스 커뮤니티, 음악, 콘텐츠가 메타버스로 통합되면서 인프라 운영에 대한 노하우 등을 상호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를 감안했을 때 한국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비롯해 여러 방위산업 기업과도 협업할 가능성이 남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헤이디언(HADEAN)의 크래그 베디스(Craig Beddis) CEO(왼쪽)와 미미 케샤니(Mimi Keshani) COO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마지막으로 베디스 CEO는 '펜데믹 종료로 메타버스 시장전망도 부정적이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그는 "메타버스는 단순히 현실 세계를 디지털화 시키는 것이 아니다"면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이를 통해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상공간에서 미리 시뮬레이션 하거나 학습해 현실에서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들은 의료·국방 분야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더 많은 창의적인 사업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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