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만달러(약 6900만원)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BTC)이 다시 급반등하면서 연말까지 10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0만달러 돌파 전망은 연초부터 꾸준히 나왔다. 올해 초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반감기 등 호재로 기대감에 부풀었고, 최근에는 친(親) 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금 10만달러 돌파설이 힘을 얻었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미국 대선이 있는 올해 11월에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연말 15만 달러, 내년엔 2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설계자문기업 드비어그룹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이 수요 증가로 인해 현재 가치보다 52%이상 상승해 올해 말 10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비트코인이 30%가까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올해 10만달러 돌파가 힘들 것이라는 신중론도 확대되고 있다.
이번 급락장에서 확인된 것처럼 비트코인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증시나 다른 자산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위험 자산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블랙먼데이' 당시 미국 나스닥종합지수가 3.4% 하락할 때 비트코인은 두 배가 넘는 7.1% 떨어졌다.
하반기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미국 대선도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다. 시장은 트럼프의 우세를 근거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지만, 현재 미세하게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이 밖에 경기침체와 중동정세 불안 등 부정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타이르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에드 힌디는 "트레이더들은 추가 하락에 대비한 포지션 헷지의 일환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풋 스프레드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급락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도 추가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10X리서치는 "현재 경기 약세가 경기 침체로 더 악화하면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빅테크 주가 하락이 비트코인 시세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트젯월렛 앨빈 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술주 주가 하락에 따른 압박은 비트코인 시세를 5만 달러 아래로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며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비트코인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