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비트코인(BTC) 가격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11월 5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친가상자산'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반면 이미 기대감이 반영돼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9300만원으로 두 달 전 7300만원에서 꾸준히 상승해 30%가량 올랐다. 이 기간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당선 예측이 나올 때마다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본격적으로 앞서기 시작한 것은 이달 5일께부터다. 잠시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도 이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준 폴리마켓에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61.7%로 해리스의 38.3%를 크게 앞서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양당 모두 가상자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폴리마켓 베팅 지표에 따라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질수록 비트코인이 더욱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며 조만간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선거일에 비트코인이 7만3800달러(약 1억80만원)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가상자산 수탁업체 코퍼는 시장이 시장이 과열됐으며 비트코인 지갑 주소의 98%가 수익 구간에 도달해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코퍼는 "큰 가격 변동이 발생할 때 특정 패턴이 나타나는데, 수익구간 진입 주소 비율이 급증하면 매도 압력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크레더블 크립토도 지금이 고점이라며 단기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6만8000달러까지 한 번 더 상승한 후 저항에 부딪혀 6만10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제까지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 직전에 하락한 뒤 대선 이후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 비트파이넥스 거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2020년 선거에서 비트코인은 선거 이후 160일 동안 320% 급등했다"며 "과거 세차례 미국 대선에서 비트코인은 선거 2~3개월 전부터 하락했다가 선거 이후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