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자산 불공정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현장점검까지 진행했지만 시세조종을 의심케 하는 단독상장코인과 김치코인들의 급등락은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업체가 발행하거나 국내에서만 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과 국내 거래소 중 한 곳에만 상장된 '단독상장코인'들이 특별한 호재 없이 갑자기 거래량이 폭발하며 하루에만 100%가까이 상승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빗썸에 상장된 펠라즈(FLZ)는 지난 23일~24일 이틀간 2295원에서 6835원까지 200%가량 급등했다가 현재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 코인은 김치코인으로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이 빗썸에서 발생하며 지난 5월말에도 하루에 270%이상 급등한 바 있다.
마일벌스(MVC)도 지난 23일 80% 가량 상승했다. 지난 5월말에는 빗썸에서 이틀간 780% 이상 급등해 이슈가 됐다. 또 24일에는 또 다른 김치코인 크라토스(CRTS)와 블로서리(BLY)가 각각 101%, 88% 급등했다. 이들 코인은 주로 빗썸에서 대부분의 거래량이 발생한다.
25일에는 지난달 120%이상 급등했던 어댑터(ADP) 코인이 50%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도 이브이지(EVZ), 아치루트(AL) 등 국산 프로젝트들이 최근에도 한두달에 한번씩 하루 100% 정도의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단독상장 코인도 다르지 않다. 빗썸 상장과 동시에 1400% 가까이 급등해 당국의 이상거래 첫 조사 대상이 된 어베일(AVAIL) 코인을 비롯해 다른 몇몇 코인들도 시세와 거래량이 급변하며 급등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마인즈오브달라니아(DAR)는 지난 18일 하루에만 79% 상승했으며 캐스퍼(CSPR)도 지난달 27일 85% 올랐다. 단독상장 코인은 다른 해외거래소에도 상장돼 있지만 급등락 당시 주로 국내 거래소에 거래량이 몰리며 다른 거래소와 시세 차이를 벌리기도 한다.
김치코인과 단독상장코인의 시세 급등락 과정에서 거래량이 폭발하면 빗썸의 일거래금액도 대폭 증가한다. 최근 빗썸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대 초중반 정도지만 이들 코인의 거래가 터지면 점유율이 30%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업비트나 코빗 등 다른 거래소는 일거래금액 상위 5개 코인에 비트코인(BTC), 리플(XRP), 이더리움(ETH), 테더(USDT), 솔라나(SOL) 등이 주로 올라있다.
뚜렷한 호재 없이 주기적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코인의 시세조종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프로젝트들은 상장이후 거래소가 요구하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자전을 돌려서라도 거래량을 부풀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행태가 아직도 K코인(김치코인)들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며 "금융감독원이 감시한다 해도 시총이 작은 코인들은 눈에 안 띄니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빗썸은 이러한 코인들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상거래 심리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최근 언론을 통해 언급되고 있는 특정 코인의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이상 사항에 대해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며 "그럼에도 발생할 수 있는 가격급등락이나 글로벌 시세 차이 등에 대해서는 가상자산 경보제와 투자 주의 안내를 하고 있으니 이용자들의 유의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