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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SK바이오팜, 후속약물 발굴 '돈 쓰는 법'

  • 2025.04.17(목) 10:30

HK이노엔, 내부 R&D 강화 위한 투자↑
SK바이오팜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 무게

HK이노엔과 SK바이오팜이 혁신신약 판매 등에 힘입어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제각각 방식으로 후속 약물 발굴에 투입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HK이노엔이 연구센터 등 유형자산 투자를 확대한다면 SK바이오팜은 외부 파이프라인 인수를 위해 무형자산 취득을 늘리고 있다.

HK이노엔, R&D 역량 구축

17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근 매년 증가(2021년 267억원→585억원→830억원) 추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말한다. 즉 투자나 재무활동이 아닌 본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재무 지표다.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이나 현금 창출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지난해 HK이노엔의 매출은 8971억원으로 전년 8289억원보다 600억원 가량 늘었고 영업이익은 882억원으로 전년 659억원보다 223억원 확대됐다. 주력 사업인 전문의약품 가운데 케이캡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케이캡의 매출은 1688억원으로 2019년 출시 당시와 비교해 386.6% 확대된 것이다. 이 기간(2019~2024년) 회사의 전체 매출은 66.6% 늘었다. 케이캡은 자체 신약으로 코프로모션(공동 판매) 제품과 비교해 수익성도 더 높다. 케이캡의 성장이 전체 영업현금흐름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HK이노엔은 현재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에서 케이캡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케이캡이 출시되면 HK이노엔의 현금창출능력은 지금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캡의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HK이노엔의 곳간은 점점 비어가고 있다. HK이노엔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2224억원에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더니 지난해 77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마이너스) 2839억원이다.

케이캡의 후속 약물을 발굴하기 위해 투자를 늘린 영향이 컸다. 최근 경동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케이캡의 제네릭의약품(복제약) 허가를 받는 등 HK이노엔은 복제약 출시에 대비해 후속약물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케이캡의 국내 물질특허는 2031년, 결정형 특허는 2036년까지다.

HK이노엔은 현재 내부 R&D 역량을 길러 자체적인 신약을 개발하고, 우수한 외부물질을 도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5년(2020~2024년)간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HK이노엔의 전략은 내부 R&D 강화에 무게가 기울어있다.

HK이노엔은 지난 5년간 유형자산 취득에 현금 2657억원을 투입했다. 경기 판교 R&D 연구소, 하남 세포유전자치료제센터 등의 시설투자를 확대하면서다. 그동안 외부후보물질 도입 등 무형자산 취득에는 231억원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HK이노엔은 현재 저분자화합물부터 바이오의약품(생물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에 걸친 다양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내는 방법)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약물 중에는 아토피 신약 'N-115314'이 지난 3월 국내 임상 2상 시험 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팜, 유망 물질 도입 활발

SK바이오팜도 지난 2020년 미국에 출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판매호조로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후속물질 발굴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HK이노엔과 비교하면 내부보다는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에 이러한 현금을 활용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942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주력인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의 선전으로 지난해 연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파의 연결 매출은 전년 3548억원에서 2000억원 가량 늘어난 5475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전년 37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이 기간 엑스코프리의 단일 매출은 5312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97%를 차지한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미국에서 복제약 출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은 인도의 한 제약사가 제네릭의약품 출시에 나서자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물질특허는 2032년까지다.

SK바이오팜은 주로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성장 동력 마련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은 RPT(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데 현금 120억원을 투입했다. 이보다 앞서 2023년에는 미국의 TPD(표적단백질분해제) 개발사 지분 60%를 확보하기 위해 현금 605억원을 썼다. 이를 통해 150억원 규모의 TPD 파이프라인(무형자산)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HK이노엔과 비교해 차입금 규모가 작아 자금조달 여력이 넉넉한 편이다. 이를 통해 도입 즉시 판매할 수 있는 CNS(중추신경계) 분야 파이프라인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차입부채는 총 1525억원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 324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재무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외부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로 상업화 단계에 있는 CNS 약물을 인수할 계획"이라며 "이후에는 도입한 파이프라인들의 내부 정착과 안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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