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개발공사는 시공사가 발주처에 공사방법 등을 제안하는 '창의적 대안제시 방식'을 전국 최초로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공공조달 주류 입찰방식인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와 적격심사낙찰제의 결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창의적 대안제시 방식이란 건설사가 스스로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발주자가 제공한 설계와 같거나 그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최적의 대안을 민간업체가 입찰 때 제시하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현행 공공 기관 입낙찰방식에서는 발주처가 제공하는 설계도면의 오류와 개선에 대한 대안 제시가 허용되지 않는다. 낙찰과 계약 후 설계변경만 허용되는 탓에 잦은 설계 변경과 부실시공으로 인한 혈세 낭비 등의 문제가 있다.
정부도 2020년부터 대안제시형 낙찰제를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창의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종심제로 1단계 심사를 해 상위 득점사 위주로 적격자를 선정하고, 2단계 심사에서 제시한 대안을 평가해 합산 최고점 사를 낙찰예정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라서다.
특히 전체 공공 발주물량의 90% 이상이 운으로 낙찰을 받는 이른바 '운찰제'로 집행되다 보니 건설사들도 예측 가능한 기업경영이 불가능하고, 기술형 입찰에서도 불공정 논란이 지속된다는 게 충북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이에 충북개발공사는 입찰자가 시공방법이나 물량, 공사기간 등에 대해 창의적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고, 대안평가를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통과방식'으로 시행키로 했다. 이를 통해 불공정 행위를 차단한 뒤 가격경쟁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대안 방식은 부산UN묘지에 잔디 대신 보리싹을 심는 시공을 하거나, 콘크리트댐으로 계획된 소양강댐을 사력댐(본체 주재료를 암석으로 하는 방식)으로 시공하는 등으로 이미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반포주공1단지와 한남3구역 재개발 등 민간 부문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진상화 충북개발공사 사장은 "부실 시공과 이권 카르텔 등 건설산업이 부조리한 업종으로 인식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창의적 대안제시 허용이 건설기술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이어지면 안전과 품질시공, 기업의 해외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