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세대 소외 정책'으로 눈총 받았던 공공건설 임대주택 면적 제한이 결국 폐지된다. 이로써 신청자들은 세대원수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평형의 공공임대에 청약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신생아 세대'에 우선 공급해 출산 세대를 먼저 배려한다. 다자녀·신혼부부 등 모든 우선 공급 유형에서도 출산 세대가 1순위가 되는 셈이다. 새 기준은 10월께 적용될 예정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29일 민·관 합동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6월19일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발굴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그 일환으로 공공건설 임대주택의 세대원수별 면적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공공 주택 청약 자체를 가로막을 수 있는 세대원수별 면적 기준을 과감히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올해 3월25일 시행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 공포안에서 공공건설 임대주택의 세대원수별 적정면적 기준을 규정토록 했다. 1인 세대 공급 면적 상한은 낮추고 2~4인 세대 면적 규정을 신설한 게 골자다.
영구·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의 적정면적 기준은 세대원수별로 △1명 전용 35㎡ 이하 △2명 전용 25㎡ 초과~44㎡ 이하 △3명 전용 35㎡ 초과~50㎡ 이하 △4명 전용 44㎡ 초과 등이다. 이로써 1인 세대는 면적 기준이 5㎡ 줄어들며 사실상 최대 상한이 10평 정도에 묶였다.
1인 세대 중심으로 국민동의청원 등이 확산되며 반발이 심해지자 국토부는 4월24일 면적 기준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1인 임대주택 면적제한 '재검토'…국토부에 던져진 고민(4월24일)
결국 새 면적 기준을 적용한지 4개월여 만에 '전면 폐지'를 선택했다. 이로써 1인 세대도 최대 '국민평형'(전용 84㎡)까지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통합공공임대는 전용 84㎡ 이하, 국민임대는 대부분 전용 60㎡ 이하로 공급한다.
이 정책관은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65%가 1인 가구고 주거취약계층에서도 1인 가구 비중이 상당히 높다. 앞으로 1인 가구 비중도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 청약을 내는 과정에서 1인 가구가 지나치게 배제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폐지하면서 그런 효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출생 세대들에 우선 기회를 주도록 했다. 만 2세 미만 신생아가 있는 세대는 우선 공급에서도 1순위로 배정하기로 했다.
이 정책관은 "현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한 가운데, 신생아(만 2세 미만) 출산 세대를 어떻게 배려할 건지 고민한 끝에 만들어낸 방식이 신생아 세대에게 최우선적으로 우선 공급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통합공공임대 기준으로 일반 공급 물량이 40%, 우선 공급이 60%다. 우선 공급은 다자녀, 신혼부부, 청년, 장애인, 국가유공자, 철거민, 탈북자 등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어떤 유형이든 출산 세대에 우선 배정된다는 것이다.
가령 다자녀 세대 유형이어도 자녀가 4명 있는 세대와 자녀가 3명 있지만 신생아가 있는 세대가 있다면 신생아가 있는 세대에 먼저 배정된다.
이기봉 정책관은 "신생아 배정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지역별로 신생아가 많으면 다 커버 안 될 수도 있고, 신생아가 더 적게 나오면 공실이 돼서 재공모를 해야 될 수 있다"며 "이에 신생아가 있는 세대는 어느 트랙으로 가든 우선 공급에서 1순위로 주택을 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 기준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개정 절차를 거쳐 10월께 적용될 예정이다. 소급 적용은 안 된다. 개정 전까지 공급을 지속하되 주택사업자 및 지자체들이 면적 제한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광림 국토부 공공주택정책과장은 "현재도 단지 내 세대원 수에 맞는 면적의 주택이 15% 미만일 땐 (면적 기준을) 완화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지자체나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