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내년 세계 가전분야 1위를 목표로 경쟁하고 있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과 조성진 LG전자 사장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삼성전자와 LG전자. 휴대폰과 TV, 가전 등에서 서로 경쟁하는 관계죠. 그런데 요즘 이들 회사간 갈등이 커져만 가는 상태입니다. 최근 세탁기를 둘러싼 사건이 도화선이 됐지만 그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비즈니스워치 김상욱 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일단 세탁기 사건 얘기부터 해볼까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가장 큰 쟁점이 무엇인지 정리 좀 해주세요.
<기자>
네, 최근 세탁기 파손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수사의뢰했는데요. 이달초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회 직전에 조 사장 등 일행이 독일 현지 가전매장에서 삼성의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이유입니다.
LG전자는 일상적인 제품 테스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현지 매장에서 다른 회사 제품들을 모두 테스트했는데 유독 삼성 제품만이 파손됐다는 입장입니다. 어떻게 보면 삼성 제품의 내구성이 약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데요. 삼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조 사장 일행의 테스트 과정에서 삼성 제품을 고의적으로 파손했는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입니다.
<앵커>
음. 그렇군요.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건 일단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겠네요. 그런데 삼성과 LG의 대립, 꽤 오래된 일이죠?
<기자>
네, 삼성과 LG가 아무래도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축인 만큼 서로를 견제할 수밖에 없는데요. 삼성과 LG는 2000년대 후반부터 TV 기술을 놓고 충돌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가전분야까지 대립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2012년에는 삼성이 세탁기 용량과 관련된 동영상을 올리자, LG가 반발하면서 결국 양측이 소송까지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국내 에어컨 시장 1위라는 표현을 놓고 갈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세탁기 사건 역시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 겁니다.
<앵커>
좋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유독 가전분야에서 갈등이 많아 보이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취재된 것이 좀 있나요?
<기자>
네, 무엇보다 삼성과 LG 모두 2015년 세계 가전분야 1위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로 목표가 같다보니 내년에 어느 한쪽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가전을 책임지는 윤부근 사장, LG전자를 책임지고 있는 조성진 사장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인 겁니다.
가전분야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주력제품들인데요. 냉장고 용량문제에 이어 세탁기 파손 논란이 불거진 것도 그만큼 이 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세탁기 분야는 LG가 삼성에 비해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삼성 입장에서는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따라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결국 가전분야 1위 때문에 서로 갈등을 하고 있다, 이 얘기네요. 그런데. 김기자, 삼성이나 LG 모두, 지금은 글로벌 1위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매출기준으로 볼 때 세계 가전분야 1위는 미국 월풀입니다. 월풀의 작년 매출은 약 188억 달러였고, 삼성전자는 168억 달러, LG전자는 160억 달러 정도입니다. 약 20~30억 달러의 격차가 벌어져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최근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것도 고부가가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하지만 큰 변수가 생겼는데요. 최근 일렉트로룩스가 GE의 가전사업을 인수하면서 매출규모가 200억 달러를 넘어선 겁니다. 기존 월풀외에 일렉트로룩스까지 추월해야 세계 1위 달성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전사업은 단기간에 매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히는데요. 그래서 삼성과 LG 모두 세계 1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왕이면 삼성이나 LG가 세계 1위를 하면 좋겠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국내기업간 과도한 갈등, 정작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김 기자.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