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위한 조커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 작업이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죠?
<기자>
김정태 회장이 지난해 7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화두를 처음 꺼냈습니다. 그 이후 두 은행의 통합작업은 말 그대로 속전속결이었는데요. 외환은행 노조가 5년간 독립경영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지만,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을 위한 절차를 속속 진행해왔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현지법인에 이어 하나카드와 외환카드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면서 이젠 두 은행만 남았는데요. 일정이 조금씩 삐걱대고 있습니다. 두 은행은 지난달 30일 합병기일을 올 2월 1일에서 3월 1일로 한 달간 연기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합병 주주총회 역시 1월 2일에서 오는 29일로 미뤘습니다.
<앵커>
외환은행 노조와 조기 통합 협상이 잘 안 되고 있어서 그런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애초 독립경영 사수를 외치던 외환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조기 타결이 점쳐졌는데요. 2200여 명에 달하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탭니다.
외환 노조는 임금단체 협상 결렬과 함께 쟁의행위 여부를 투표에 부쳐 90%가 넘는 찬성표를 얻으면서 여차하면 쟁의행위에 들어갈 태세인데요. 금융위도 조기 통합을 승인하려면 외환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외환 노조가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외환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건 조기 통합이란 대전제엔 일단 동의한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하나금융 측이 정규직 전환을 받아들이겠다는 뉴스도 나왔던데 노사 협상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기자>
양측은 1차 합의문에 담을 내용을 놓고 거의 합의를 봤지만,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이란 부속합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사실 하나금융 측의 주장대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은 조기 통합보다는 임단협 이슈입니다.
외환 노조가 조기 통합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임단협 이슈도 함께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있는 건데요. 말씀하신대로 하나금융 측이 외환은행은 물론 하나은행의 무기계약직 34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안을 큰 틀에서 수용키로 한 만큼 조기 통합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외환 노조 역시 일방적인 강경노선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심한 상태여서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앵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올 3월에 끝난다고 하던데요. 두 은행의 조기 통합 성패가 김 회장의 연임 가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죠.
<기자>
사실 김 회장은 이미 연임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거의 끝냈습니다. 회장 임기를 3+1년에서 3+3년으로 2년 더 늘렸고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진도 김승유 전 회장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기 사람들로 대폭 물갈이했습니다. 그만큼 이사회 장악력도 높였습니다.
해외법인은 물론 하나카드와 외환카드의 조기 통합도 성과로 내세울 만하고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역시 공론화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하나금융 내부에 김 회장에게 필적할만한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연임이 유력한데요.
다만 주주와 이사회에 더 확실하게 어필하려면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이 가장 확실한 카드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결국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성사 여부가 연임을 위한 확실한 조커가 되겠군요.
<기자>
그럴 것 같습니다.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1기 체제에서 깔끔하게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을 마무리 짓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2기 체제에선 본격적으로 시너지 창출과 함께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이란 청사진에 올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김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를 화두로 내세웠습니다. 백척간두는 백자나 되는 높은 장대의 꼭대기에 올라선 모습을 말합니다. 이미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올라갔다는 건데요.
진일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는 뜻인데 김 회장에겐 조기 통합 이슈가 바로 연임을 위한 진일보 카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