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 |
<앵커>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어제(10일) 공식 취임했습니다. 김병호 행장의 등장으로, 향후 통합은행장의 경쟁구도가 불가피한 것 아닌가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당연하겠죠? 온라인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연결합니다. 원 기자, 하나와 외환, 통합은행장은 원래,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맡기로 했던 거잖아요? 그렇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예정대로 오는 4월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했다면 김한조 행장이 통합은행장을 맡기로 돼 있었는데요.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올 상반기 통합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상황이 바뀐 것 같습니다.
김한조 행장은 사실상 은행 통합이라는 미션을 갖고 행장에 선임됐는데요. 이번 일로 인사권자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김 행장에 대한 신뢰, 그리고 통합은행장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통합을 담당했던 임원 3명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도 했는데요. 이 또한 김한조 행장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그 얘긴, 상대적으로 김병호 행장이 힘을 받는 구도가 됐다? 뭐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는 거죠? 어떻습니까?
<기자>
김정태 회장은 어제 하나은행장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 통합도 안됐는데 무슨 통합행장이냐고 말해, 아직은 언급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시사했는데요. 물론 변수들이 많아 아직 이르긴 합니다만 현 상황에서 김병호 행장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로 보여집니다.
김 회장 입장에서도 경쟁을 시키는 구도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김병호 행장 이외에도 하나은행장 후보로 꼽혔던 함영주 충청영업그룹 부행장과 황종섭 영남영업그룹 부행장 역시도 넓게는 후보군에 포함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병호 행장, 통합은행장 경쟁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면, 우선 하나은행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겠네요?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 행장은 지난해 11월 전임 김종준 행장의 퇴임 이후 최근까지 행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하나은행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하나금융이 조기통합에 모든 동력을 쏟아부으면서 은행의 전력 손실도 컸는데요.
이에 따라 김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객 기반 강화로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본부 중심의 기관영업과 영업점의 집단영업 기회를 발굴하는 등 영업 강화를 천명했습니다. 화학적 통합 등 원뱅크 토대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앵커>
일단, 실적은 시간이 좀 있으니까, 두고 보기로 하고요. 하나와 외환의 조기통합 추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법원 결정대로 7월로 넘어가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지난주 법원이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합의문의 효력을 인정해 가처분 결정을 내렸는데요. 하나금융은 오는 6월30일까지 은행 통합 추진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조기통합을 장담할 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하나금융은 조만간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계획인데요.
김정태 회장은 가처분이 내려질 때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했는데 실적이 나빠진 4분기 자료도 나왔고, 국제 금융환경도 계속 변하고 있어 이 부분을 적극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원 기자. 하나금융이 사정이 급한 것은 알겠는데, 그건 하나금융 사정이고요. 하나금융의 이의신청,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법원 주변에선 어떤 말들이 나오고 있죠?
<기자>
법원은 당시 노사 간 합의서인 2.17 합의의 구속력을 부인하려면 '현저한 사정 변경'이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김 회장은 외환은행이 작년 4분기에 859억 원의 적자를 냈고, 이러다 직원 수나 자산 규모가 훨씬 적은 부산은행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거듭 내비쳤습니다. 선제적인 대응과 조기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김 회장 스스로도 현재로선 가능성이 1%에 불과해도 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듯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앵커>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럼 현재로선 하나-외환 통합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얘기군요. 알겠습니다. 원기자, 오늘 얘기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