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합의된 이후 통합은행장 레이스에서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 김한조 외환은행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 향후 통합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경쟁하게 될 김한조 외환은행장(왼쪽)과 김병호 하나은행장. |
<앵커>
이르면 오는 9월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가칭 KEB하나은행이 출범하는데요. 한 달 반 정도 남았습니다. 자. 이제 통합은행장이 누가될지도 관심사겠네요.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워치 원정희 기자 연결해 보죠. 원 기자, 통합은행장에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유력했던 것 아닙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7월 조기통합이 거론되면서 통합은행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에게 돌아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피인수되는 외환은행 직원을 다독이고, 조직을 추스르는데 적임자라고 봤기 때문인데요.
올 초까지만 해도 외환은행은 물론이고, 하나금융 내에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조기통합이 전격 합의되는 과정을 보면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상황이 바뀌었다? 김한조 행장에게 불리한 상황이 됐다. 뭐 이런 얘깁니까?
<기자>
네,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그동안 노사 대화가 진전이 안됐었죠. 그런데 지난 주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직접 만나 협상을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합의가 된 것인데요.
그동안 김한조 행장도 직원들을 만나 조기통합의 당위성 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온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낸 장본인은 김정태 회장이라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김한조 행장, 노력은 했지만 결실을 손에 쥐지 못했다. 그래서 행장 구도에서 밀려났다? 그런 얘깁니까?
<기자>
단정적으로 얘기하긴 이릅니다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또 물론 노조에서 의도했던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노조를 껴안는데에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입지가 줄어든 것만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웃지 못할 일이기도 한데요. 지난 주말까지 김한조 행장은 외환 노조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집까지 찾아가 기다리다 결국은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황만 놓고 보면요. 한편에선 김정태 회장이 노조위원장과 마라톤협상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김 행장이 협상진행을 아예 모르고 있을리야 없었겠지만 모양새가 이상해진 것만은 사실입니다.
<앵커>
듣고보니 그렇네요. 결국, 전격합의의 공은 모두 김정태 회장에게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뭐 이렇게 들립니다? 원 기자가 언급하기는 했는데, 통합은행에 대한 외환 노조나 직원들의 정서는 좀 어떻습니까?
<기자>
통합은행장은 무엇보다 직원들의 지지가 가장 중요할텐데요. 외환 출신 행장을 앉힌다는 것 자체가 원만한 PMI, 인수 후 통합작업 때문이라고 보면 직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밑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협상 과정을 돌이켜보면 외환 노조는 행장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고요. 직원 900명에 대한 징계, 최근의 구조조정 발언 등에서 외환은행 직원 역시 선배 행장에 대한 실망감이 컸고,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지금 이 시기 행장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최소한의 중재자 역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는, 오히려 노조에서 김한조 행장을 통합은행장으로 원치 않는다 뭐, 그런 얘기로도 들리는데요?
<기자>
이번 노사합의서엔 통합은행장과 관련한 내용은 빠져있습니다. 외환 노조도 반드시 외환 출신을 고집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김정태 회장 입장에선 외환노조의 분리교섭권을 인정한 상황에서 앞으로 통합은행 체제에서 불필요한 잡음이 생길 수 있는 일을 피하고 싶을 텐데요. 외환노조와 김 행장은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 보입니다. 통합은행장 선출에서 이런 부분도 고려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말이죠. 원기자, 통합은행명도 행장 선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그건 무슨 얘깁니까?
<기자>
노사는 통합은행명에 외환 혹은 영문 약자인 KEB를 넣기로 합의했는데요. 피인수은행명을 통합은행명에 넣는 것은 여전히 파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때문에 통합은행장은 하나은행 출신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외환 출신의 행장을 얘기할 때만해도 통합은행명은 자연스레 인수 주체나 다름없는 하나은행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어서 오히려 김병호 하나은행장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분위깁니다.
<앵커>
그렇다면 통합은행장엔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유력하다고 봐도 되는건가요? 어떻습니까?
<기자>
예단하긴 이르지만, 김정태 회장 입장에선 김한조 행장과 김병호 행장의 경쟁구도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병호 행장은 직무대행 때부터 무난히 업무를 수행한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글로벌 수익 비중 40%를 목표로 내건 상황에서 글로벌, 전략, 재무를 두루 거친 이력도 주목할 점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외환은행 직원의 연령대가 하나은행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1961년 생(만 54세)인 김병호 행장의 어린(?) 나이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김 행장과 함께 후보에 올랐던 함영주 충청사업본부 부행장 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후보군으로 보여집니다. 앞으로 한 달여 남은 기간 팽팽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팽팽한 레이스,잘 지켜봐야겠군요. 원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