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주주환원이 은행주 판도를 바꾸고 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이 50% 수준까지 올라서자 주가는 올 들어 30~40% 급등했고, 일부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어섰다.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이어지면서 업종 전반의 저평가 해소 흐름에도 힘이 실린다.

연초 이후 최대 40%대 상승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1.19%), 신한지주(-0.88%), 하나금융지주(-2.32%), 우리금융지주(-0.98%) 등 대형 은행주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만 일시적 조정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먼저 뛰었기 때문이다. 증시 호황과 풍부한 유동성까지 겹치며 수혜주로 분류된 증권·보험·은행주 주가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특히 은행주 질주가 매섭다. 지난해 45~65%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종가 기준 KB금융은 16만8700원으로 지난해 말(12만4700원) 대비 35.3%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2만9100원으로 37.2% 상승했고, 신한지주는 10만1800원으로 32.4% 올랐다. 우리금융도 4만300원으로 작년 12월30일(2만8000원)보다 43.9% 뛰며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온기는 지방금융지주 3사로도 퍼져나갔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건 JB금융지주다. 지난해 말 2만5650원이었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3일 3만6550원으로 42.5% 급등했다. 이 기간 BNK금융지주(41.8%, 1만5870원→2만2500원)와 iM금융지주(37%, 1만5550원→2만2500원)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환원율 50% 근접
무엇보다 주주환원 강화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맞춰 지난해 4분기 배당을 확대하며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배당에 나선 것이다.
KB금융은 연간 주당 4367원(총 1조580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을 약 27%로 높였고, 신한금융은 2590원(1조2500억원)으로 약 25%, 하나금융은 4105원(1조1178억원)으로 약 28%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에 기반해 자사주 매입까지 확대되면서 KB금융(52.4%), 신한지주(50.2%), 하나금융지주(46.8%) 등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이 50% 안팎까지 올라서며 중장기 목표치를 앞당겨 달성했다. 쉽게 말해 순이익의 절반 수준을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 등으로 주주에게 돌렸다는 뜻이다.▷관련기사 : '배당의 계절' 꽃 피운 은행주…배당금 두둑한데 세금도 절약(2026.02.18)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을 못 맞춘 우리금융은 비과세 배당(감액배당) 정책을 내놨다.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배당하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면제된다. 그만큼 세후 수익률이 약 18% 높아져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방식이다.▷관련기사 : 우리금융 비과세배당,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 이유(2026.02.10)
PBR 1배 돌파…저평가 해소 국면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KB금융과 JB금융의 PBR은 1배를 넘어섰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1배를 웃돈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이 장부가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는 의미다.
반대로 1배를 밑돌면 기업의 순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다수 종목은 1배를 밑돌고 있다. 신한지주(0.83배), 하나금융(0.78배), 우리금융(0.81배) 등이 1배를 하회했고 BNK금융(0.63배)과 iM금융(0.53배)은 더 낮은 수준이다. LS증권은 업종 전반에서 밸류에이션 '키 맞추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종 대표주가 1배에 안착하면서 저평가된 다른 지주사들도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평균 19.4% 상향한다"고 했다. 국내 은행과 유사한 자기자본순이익률(ROE)와 주주환원율 수준을 보이는 일본·대만 은행들의 2026년 예상 평균 PBR이 약 1.5배에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KB금융은 글로벌 주요 은행(Peer) 대비 약 30%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증권은 올해 은행들이 이자이익 증가와 충당금 부담 완화에 힘입어 전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주환원율도 50%를 넘기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호실적이 오히려 '이자장사' 비판과 규제 리스크로 돌아오는 현실을 바꾸려면 개인투자자 저변을 넓히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지주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