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빅딜'에서 유독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드러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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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어 최근 '이슈메이커'로 떠오른 인물이 있죠.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얘기입니다. 이번 이벤트로 방 의장의 승부사적 기질,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하네요. 무슨 내용인지,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워치 임일곤 기자 연결해보죠. 임 기자.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를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끌어들이면서 벌인 이른바 '빅딜'. 이건 엔씨가 넥슨을 향해 꺼내든 '회심의 카드' 아녔나 싶습니다?
<기자>네, 엔씨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지난달 설날 연휴 직전, 엔씨 측이 느닷없이 넷마블을 '백기사'로 참여시키면서 불리할 것 같아 보였던 판세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게임 업계에선 이번 '빅딜'의 진정한 승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아니라 방 의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왜 그렇죠>
<기자>왜 그런가 하면요. 방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은 이번 계약을 통해 엔씨의 3대 주주(195만주, 8.98%)로 올라섭니다. 그런데, 계약을 들여다 보면요. 두 회사간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넷마블로서는 큰 돈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국내 최대 게임사 엔씨 대주주로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겁니다.
<앵커>그렇군요.
<기자>그리고 이 과정에서 넷마블 '몸값'도 꽤 높게 매겨졌다는 점입니다. 이번 빅딜만 놓고 보면, 엔씨의 넷마블 출자가는 주당 1300만원 가량입니다. 1년 전 중국 텐센트가 넷마블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주당 발행가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거든요.
<앵커>이게 단가요?
<기자>무엇보다 넷마블은 엔씨의 간판 게임 '리니지'나 '아이온' 등의 지적재산권(IP)을 손에 넣게 됐다는 것도 무시못할 성과죠. 엔씨가 아무에게도 열어주지 않았던 인기작들을 독점 공급할 권리를 획득했다는 점, 넷마블로서는 앞으로 해외 게임 시장 공략에 '천군만마'와 같은 무기를 얻은 셈입니다.
<앵커>지금 임 기자 얘기만 들어보면, 엔씨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이 '엉뚱하게' 넷마블에 큰 선물을 가져다 줬다. 뭐 이런 해석이네요. 그렇죠?
<기자>맞습니다. 하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넷마블게임즈와의 협력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고, 또 갑작스럽게 나온 결과물이 아니라 몇년 전부터 추진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업계가 보는 시각은 다릅니다. 엔씨가 '백기사'를 찾기 위해 여러 게임사들과 물밑 접촉을 했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입니다. 넥슨과 정면승부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었기에 다급해진 엔씨 쪽이 다방면으로 뛰었단 얘기거든요.
<앵커>넷마블도 그 중 하나였다?
<기자>그렇죠! 이번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조건만 놓고 보아도 넷마블이 '다급한' 엔씨로부터 최대한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방 의장이 충분히 남는 장사를 했다? 알겠습니다. 임 기자. 그런데, 이번 빅딜을 조금 넓게 보면요. 중국 텐센트를 '숨은 조연'으로 꼽을 수 있지 않나요. 어떻습니까? 넷마블 주요 주주인 텐센트가 '오케이'를 했으니까 넷마블이 엔씨와 지분 맞교환에 나설 수 있었던 거 아니냐, 뭐 이런 얘깁니다?
<기자>네. 잘 보셨는데요. 텐센트는 방준혁 의장, CJ E&M에 이어 넷마블게임즈 3대 주주입니다. 넷마블이 이번에 신주를 발행해 엔씨와 지분을 맞교환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보유 지분율이 희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떨어진다는 거죠?
<기자>네. 텐센트도 28%에 달했던 넷마블 지분율이 25.3%로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엔씨와의 빅딜을 '오케이'해 준 것은 나름대로의 계산이 깔려 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거든요. 자. 텐센트 어떤 회삽니까?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 등 한국게임을 중국에 내다팔아 '대박'을 터트리면서 급성장한 회사거든요.
이 회사, 2012년에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현 다음카카오)에 지분 투자로 대박이 났습니다. '위챗'이란 메신저를 성공시키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기업으로 떠올랐습니다. 한국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곳보다 뛰어난 곳입니다. 그만큼 자신의 지분이 섞여있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빅딜에 대한 이득을 자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죠.
<앵커>그러니까요. 어떻게 보면, 텐센트는 넷마블을 매개로 엔씨와 간접적으로 지분을 섞는 건데, 이게 나중에 어떤 나비효과를 몰고 올지 여부도 볼만한 관전포인트 아닐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네. 이번 빅딜에서 텐센트의 자취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요. 하지만. 방 의장의 과거 행보를 돌이켜 보면요. 텐센트와 엔씨가 조우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앵커>앞으로 상황에 따라선, 돈보따리를 들고 있는 텐센트가 직접 엔씨소프트의 백기사가 될 수 도 있다?
<기자>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자. 이제 키맨은 방준혁 의장인데요. 아시다시피, 방 의장은 자신이 창업한 넷마블을 매각했다가 10년만에 다시 '오너'로 복귀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는 방 의장, 게임업계 1위와 2위 기업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싸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그만큼, 텐센트가 뒤에 버티고 있는 방 의장의 행보가 게임 업계 판도를 바꿀 새로운 그림을 그릴만한 파괴력이 있다는 거죠.
<앵커>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비지니스워치 임일곤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