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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오지랖’ 이주열 한은총재 본업은?

  • 2015.05.27(수) 10:08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의 경제 정책엔 이런저런 훈수를 두면서 정작 본업인 통화 정책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에 ‘배 놔라, 감 놔라’ 훈수를 자주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본업인 통화정책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긴지, 비즈니스워치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이주열 총재가 정부를 향해 주로 어떤 훈수를 두나요?

<기자>
가깝게는 지난주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한마디 했습니다. 앞으로 2~3년간 청년 고용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는데요. 내년 60세 정년 연장을 앞두고 문제점을 제기한 겁니다.

앞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선 추경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는데요. 중앙은행 총재가 경제지표가 아니라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훈수를 두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입니다.

<앵커>
이주열 총재, 아니 중앙은행 수장이 경제정책에 자꾸 끼어드는 특별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긍정적으로 보면 정부와 함께 주요 경제정책 주체로서 한국은행의 외연을 넓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과거 물가 관리만 신경 쓰던 통화 당국의 역할에서 벗어나 경제정책 전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요.

반면 정반대 평가도 있습니다. 오지랖을 넓히다 보니 정작 본업인 통화정책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 총재는 그동안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를 보이면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앵커>
통화정책이 어떻게 오락가락했다는 겁니까?

<기자>
말과 행동이 달랐다는 겁니다. 이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 당시만 해도 “금리는 인상 방향”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런데 그 이후 지금까지 세 번이나 기준금리를 내렸습니다.

물론 경제 상황은 시시각각 바뀝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FRB 의장처럼 때때로 중앙은행 총재로서 ‘건설적인 모호성’도 유지할 필요는 있는데요. 이 총재의 경우 전략적인 모호성이 아니라 말 그대로 오락가락 행보에 가까웠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요즘엔 특히나 더, 한국은행 독립성 논란도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죠?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금리 인하를 압박한 후엔 어김없이 금리를 내리면서 독립성 논란을 낳고 있는 건데요. 갈지자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겁니다.

이 총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같은 연세대 출신으로 한국은행 총재로 선임될 때부터 최 부총리의 역할설이 나돌기도 했는데요.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도 정부의 일부”라고 말했다가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요즘은 이 총재가 오히려 더 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돕니다.

<앵커>
최근엔 누가 한국은행 총재고, 누가 경제부총리인지 모르겠다는 소리도 나오더라고요?

<기자>
그만큼 이 총재의 오지랖이 넓다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김 기자,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도 부실하다죠?

<기자>
한국은행은 국내 최고이자 최대 경제전문가 집단인데요. 그런데 경제성장률은 물론 주특기인 소비자물가 전망도 KDI보다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KDI는 국책연구기관이긴 하지만 조직과 자금 모든 측면에서 한국은행보다 열세에 있는데요.

조동철 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 이유로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은 상향 편의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부를 의식하다 보니 전망치에 왜곡이 생겼다는 겁니다.

<앵커>
이 총재는 김중수 전 총재와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인사 과정에서 김 전 총재를 따라 하고 있다, 뭐, 이런 지적도 나온다죠?

<기자>
이 총재는 김중수 전 총재가 취임 후 파격 인사를 단행하자 “60년에 걸쳐 형성된 한국은행 고유의 가치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하루아침에 부정되고 있다”면서 직격탄을 날린 바 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총재의 최근 인사 방식은 김 전 총재를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억대 연봉을 내걸고 외부 홍보 전문가 영입에 나서거나 핵심 보직인 조사국장을 외부 인사에 맡긴 게 대표적인데요.

그러다 보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도 나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의미에서, 다음 달 금통위는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사례가 될 것 같다면서요? 무슨 소립니까?

<기자>
최경환 부총리가 최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를 주문한 KDI의 지적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한국은행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할 것이라고 재차 압박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반면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경기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히려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표시한 바 있습니다.

이 총재는 과거 적어도 3개월 전엔 금리조정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다음 달 이 총재의 선택에 또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확실시 한가운데, 중국마저도 환율조작국의 오명을 벗어버린 지금 상황에서 다음 달 금통위, 여러모로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춘동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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