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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물가…한국은행 영점이 흔들린다

  • 2016.01.20(수) 13:03

소비자물가, 체감물가와 괴리..근원물가조차 경기 반영못해
기술혁신과 경쟁 심화, 제도적 요인 등으로 기존 공식 무너져

농산물이나 석유류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가 경기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경기는 좋지 않은데 물가는 별로 안 떨어지고, 반대로 경기는 좋아지는데 물가는 별로 오르지 않는 현상이 그만큼 빈번하다는 얘기다. 소비자물가 역시 체감물가와 괴리 현상이 커지고 있다. 물가를 기초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선 영점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기존 접근 방식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 근원물가도 경기 흐름과 괴리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물가지수 구성항목별 경기 민감도 분석’ 보고서를 보면 최근 경기와 물가 간 괴리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경기 변동에 의한 물가 압력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근원물가지수도 2012년 이후엔 경기 흐름과의 관계가 약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그 이유로 경기 비민감품목의 영향력 확대를 꼽았다. 근원물가지수의 구성품목 중 경기 민감품목의 비중은 56%, 비민감품목은 44%를 차지한다. 그런데 경기 비민감품목의 근원물가지수 기여율은 2001~2011년 중 30% 수준에서 작년엔 60%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비민감품목의 약 40%를 차지하는 공업제품의 경우 기술혁신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경기는 좋아지는 데 신기술 개발이나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물가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나머지 40%를 차지하는 공공요금 관련 품목과 약 20%를 차지하는 축산물·개인서비스 품목의 경우 제도적 영향이 컸다.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한우 수급조절, 담뱃값 인상 등 정부의 정책 대응으로 경기와는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물가 압력 판단할 때 고려할 필요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경기 비민감품목의 물가 영향력이 계속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물가 압력을 판단하기 위해선 이런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공업제품의 가격 하락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고, 공공요금을 비롯한 여타 경기 비민감품목 역시 제도적인 요인 등으로 경제 기초여건과 괴리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물가가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버스비와 난방비, 월세, 사교육비 등 체감도가 높은 항목의 비중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얘기다. 통계청은 전·월세나 담배값 등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구성 항목들의 가중치를 변경해 내년부터 새롭게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이 물가 압력을 판단할 때 괴리현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면서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조사하는 목적이 다른 만큼 당장 구성품목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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