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이 요양사업에 진출한다. 고령화 가속에 따른 헬스케어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보험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하나생명은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하나 더 넥스트' 브랜드 전략 연계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최근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신규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요양 자회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킨 이후 7개월 만이다.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황효구 하나은행 글로벌그룹장이 내정됐다. 황 대표는 1969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1994년 옛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글로벌 사업은 2006년 중국 상해 지점에 발령되며 본격적으로 담당했고, 2019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부 팀장으로 국내에 복귀했다.
하나생명은 이번 자회사 설립을 통해 요양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선정하고 요양시설 등 노인복지시설 운영 역량을 확보해 보험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늘어나는 장기요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라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하나금융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시니어 통합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와도 맞닿아 있다. 하나금융은 이 브랜드를 통해 하나은행·증권·생명보험 등 계열사 협업을 바탕으로 한 은퇴설계, 상속·증여,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같은해 2분기에는 하나은행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요양사업을 준비하기도 했다.
KB·신한처럼…시설 운영 역량 확보 본격화
하나생명보다 앞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중 자회사를 통해 요양사업에 진출한 곳은 KB라이프(KB골든라이프케어)와 신한라이프(신한라이프케어)가 있다. 요양사업을 영위하려면 부지 확보와 시설 건립 등 초기 자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교적 신사업 투자에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이 먼저 나섰다. ▷관련기사: [보푸라기]보험사가 운영하는 요양 시설 입소한다고?(2월7일).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서울 강동구에 '강동 케어센터'(주·야간 보호시설) 개소를 시작으로 위례·서초·은평에서 요양시설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는 노인 복지주택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광교·강동에 요양시설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2024년 첫 장기요양시설인 분당 데이케어센터를 열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경기 하남과 서울 은평구에 시설 건립부지를 확보하고 올 하반기 하남 미사에 첫 번째 요양시설 개소를 준비 중이다.
하나생명은 요양서비스 제공과 보험상품 개발의 결합을 통해 고객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나생명에 앞서 KB라이프나 신한라이프도 자회사를 설립해 요양사업에 진출했는데, 요양사업은 당장의 수익을 보기는 어려운 사업인 만큼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자회사 설립은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금융그룹관점에서 다른 계열사들과도 연계해 시너지를 구사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