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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전쟁]SK네트웍스 "동대문에 3천억 쏜다"

  • 2015.06.22(월) 16:19

세계 첫 ICT 면세점..쇼핑 편의 최적화
'프리미엄 K-브랜드' 전용매장 설치

2017년 동대문을 찾은 상하이(上海) 주링허우(九零後, 90년대 이후 생) 리핑(李屛). 면세점 입구에서 전용 앱을 다운받아 실행시킨다. 앱에 나오는 지도를 따라 좋아하는 화장품 매장을 찾아간다. 계산대에 줄 서지 않고 스마트 폰 '일괄 결제'로 쇼핑을 마친다. 오픈 스튜디오에서 걸 그룹 'EXID'가 깜짝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받는다. 공연 관람 뒤 면세점에서 받은 모바일 쿠폰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교환해 광장시장으로 풍물 관광을 떠난다.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 10~14층 및 지하창고)를 시내면세점 입지로 잡은 SK네트웍스는 이곳을 세계 최초의 '정보통신기술(ICT) 면세점'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모바일과 쇼핑을 결합한 '스마트'한 쇼핑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이들이 다시 주변 재래시장으로 흘러들게 해 '패션 메카' 동대문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 "첨단 쇼핑, SK니까 된다"

 

SK네트웍스가 제시한 '면세점 3.0' 전략은 SK그룹이 강점을 가진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계획됐다. 면세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ICT 기술로 1회성 쇼핑을 넘어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경험이 지역 상권에서의 소비 확대와 국내 중소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SK네트웍스는 23년동안 면세점 사업을 해왔다. SK그룹이 운영하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기 전부터 워커힐의 중국 이름인 '화커산좡(華克山庄)'이라는 브랜드로 중국 고객 특화 마케팅을 펴 왔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위커힐 면세점은 시내 중심지에서 벗어나 있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작년 145만명 규모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는 작년 중국 관광객 613만명의 24%에 해당한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46%, 영업이익은 24% 늘어나는 급성장세를 보였다.

 

▲그래픽 = 김용민 기자
 

SK네트웍스는 이 같은 면세점 운영 노하우에 ICT 기술을 접목해 쇼핑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ICT 강국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외국 관광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면세점 경쟁에서도 ICT 기술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SK네트웍스는 우선 관계사 SK텔레콤과 협력해 동대문 면세점 고객들에게 서울시내 전역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면세점 방문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브랜드 이벤트 및 각종 할인쿠폰 등을 전달받아 전단지 없이도 간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스마트 키오스크(KIOSK, 무인단말기)'로 ▲간편 결제 ▲일괄 체크아웃 ▲일괄 픽업 등을 할 수 있게 해 결제나 상품 인도 대기시간을 현재의 5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방문객이 상품을 매장 내에서 들고 다녀야하는 번거로움도 없애겠다는 것이다.

 

◇ 강남스타일 뛰어넘는 '동대문스타일'

 

동대문은 SK네트웍스뿐 아니라 7개 기업이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한국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최고의 한류쇼핑 환경을 제공해 요우커(遊客,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이들이 이용할 면세점이 없어 아쉬움을 샀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작년 서울시 관광실태 조사에서 동대문은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중복응답 가능) 1위(55.1%)에 올랐다.

 

SK네트웍스는 전체 최대 5500억원의 신규사업 투자계획 중, 동대문 주변 상권 활성화에만 최대 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렌터카 사업 진출 등을 위해 마련했던 자금을 면세점 사업에 쏟아붓겠다는 의지다.

 

우선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체류형 관광 환경조성을 위한 패션문화관광지구 개발계획과 연계해 1만명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아레나 공연장을 비롯한 문화타운 인프라 구축에 1000억~2000억원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또 야간 가로환경을 개선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를 조성하는데 1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서울시의 '매뉴팩쳐 서울'과 서울디자인재단의 '도제식 패션·봉제 동반육성 사업' 지원을 위해 600억원의 패션 소상공인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하며, 주변 평화시장을 비롯한 전통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300억원 정도를 쓸 계획이다. 

 

면세점 구매고객에게 주변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있는 온누리 상품권을 나눠주는 것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주변상권을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계해 동대문의 숙박·식도락·문화·뷰티·여행 등 다양한 상권 정보를 받아보도록 하는 '모바일 원패스'도 구현할 계획이다.

 

▲ SK네트웍스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선보일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 투시도

 

SK네트웍스는 또 국내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키즈 상품 등 '프리미엄 K-브랜드' 전용매장을 구성해, 1만9140㎡의 전체 면세점 면적중 국내 최대규모인 6600㎡ 이상을 한국 브랜드 전용 공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중소기업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를 키우려는 복안이다. 한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와 협업해 호응을 얻고 있는 'YK's 픽(Pick)'이란 편집매장을 신규 면세점에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청과 공식협력 관계를 체결해 중기 우수창조혁신 제품 전용매장 '아임쇼핑(IM Shopping)'을 오픈한 경험도 새 면세점에 접목할 계획이다. 한류 스타들의 헤어·메이크업·네일케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K뷰티 워크샵', 방송사와 협업한 '오픈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방안도 담았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 같은 계획이 오는 2020년까지 동대문지역 관광객 330만명 추가 유치, 고용창출 3만3000명, 부가가치 3조4000억 창출의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동대문 지역을 패션 문화 쇼핑이 어우러진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SK네트웍스 면세점이 입점 계획을 잡은 동대문 케레스타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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