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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꿩먹고 알먹고 지배구조 개편…삼각합병 신의 한수

  • 2017.12.19(화) 16:07

CJ㈜-제당-대한통운으로 구조 단순화
영우냉동·KX홀딩스 합병 과정서 삼각합병 동원
자금 적게 들고 지주회사 제당 지분도 높이고

CJ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돌입했다. 핵심은 지주사인 CJ㈜를 정점으로 CJ제일제당-CJ대한통운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CJ그룹은 '삼각합병'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삼각합병'은 기존 주주에게 합병대가로 합병회사 주식이 아닌 합병회사의 모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CJ는 이 삼각합병을 통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지배구조를 정비해 '신의 한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CJ그룹은 19일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의 지분 20.1%를 추가로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CJ대한통운은 CJ건설을 흡수합병키로 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을 독립 자회사로 두게됐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이번 개편에는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인 영우냉동식품과 
지주사인 CJ㈜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KX홀딩스를 매개로 이뤄졌다. KX홀딩스는 CJ대한통운의 지분을 갖고있는 물류 중간지주사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영우냉동식품은 CJ제일제당의 냉동창고와 설비, 식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백설 군만두다. CJ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밑그림을 그리면서 CJ제일제당의 많은 자회사중 CJ제일제당이 100% 지분을 가진 곳을 물색했다. 그 결과 선택된 곳이 영우냉동식품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과정을 살펴보면 첫 단계는 영우냉동식품이 KX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영우냉동식품은 KX홀딩스를 흡수합병할 자금 여력이 없다. 이때 CJ제일제당이 등장한다.

 

CJ제일제당은 금융기관에서 74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이 자금으로 영우냉동식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영우냉동식품은 CJ제일제당으로부터 7400억원의 증자자금을 받아 반대로 CJ제일제당이 유상증자를 해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한다. 영우냉동식품은 이를 바탕으로 KX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 KX홀딩스 기존 대주주인 CJ(주)에 합병대가로 합병법인 주식을 지급하지 않고 앞서 매입한 모회사(CJ제일제당) 주식을 지급한다. 이것이 이번에 CJ제일제당이 사용한 '삼각합병' 방식이다.

 

삼각합병은 2012년 상법이 개정돼 시행되면서 가능하게 된 합병방법이다. 삼각합병은 회사가 다른 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경우, 피합병회사(소멸회사) 주주에게 합병대가로 합병법인(존속회사)의 주식을 교부하지 않고 존속회사의 모회사 주식을 교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렇게 영우냉동식품이 KX홀딩스를 흡수합병함에 따라 KX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 지분 20.1%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CJ제일제당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영우냉동식품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KX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의 지분 20.1%는 CJ제일제당의 몫이 된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의 지분 40.2%를 보유하게 된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삼각합병 덕에 CJ㈜의 CJ제일제당 지분율도 올라간다. 영우냉동식품으로부터 KX홀딩스 합병대가로 CJ제일제당의 신주를 받아가기 때문이다. CJ㈜의 CJ제일제당 지분율은 종전 36.7%에서 44.6%로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CJ그룹의 지배구조는 'CJ㈜-CJ제일제당-CJ대한통운'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구조가 된다.

CJ그룹의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은 현재 개정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손∙자회사 보유 지분율 기준 상향 등 공정거래법 개정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상장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20%에서 30%로 높이고 손자회사의 공동지배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CJ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각합병"이라며 "CJ그룹이 오랜 기간 여러 M&A를 진행하면서 나름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것 같다. 삼각합병 방식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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