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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혈투]②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

  • 2019.12.12(목) 14:49

소비자 니즈에 맞는 서비스로 유통시장 돌풍
쿠팡·마켓컬리 등 급성장…수익성 아직 숙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주연급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국내 유통시장은 오랜 기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장악해왔다. 소비자들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I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함께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IT 기술의 발전을 발판 삼아 진화(進化)를 거듭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재빨리 파악하고 이를 서비스에 곧바로 반영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가진 장점인 유연성을 십분 활용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단기간 내에 크게 성장한 이유다.

◇ 의심을 지우다

사실 20여 년 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상거래가 시작됐을 당시만 해도 온라인 시장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금처럼 온라인을 통한 장보기는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이었다. 단순히 물건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이를 본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서는 인터넷 쇼핑몰 정도가 전부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보고 선택하는 데 익숙하던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물품 구매는 낯선 경험이었다. 얼굴을 보지 않고 물건을 사는 데 대한 두려움이 컸다. 가장 큰 문제점은 품질이었다. 당시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제품에는 하자가 많다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소비자들의 이런 인식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똑같은 품질의 상품을 내놔야 했다. 여기에 온라인만의 강점인 가격까지 맞춰야 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이후 절치부심했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자체 물류시스템과 배송시스템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덕분이었을까. 현재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장악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새벽 배송 등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도입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결국 품질과 서비스 강화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성공을 가져온 중요한 요소였던 셈이다.

◇ 패러다임을 바꿨다

최근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핫한 온라인 유통업체가 있다. 쿠팡과 마켓컬리다. 쿠팡은 총알 배송으로, 마켓컬리는 샛별 배송으로 유명하다. 2010년 탄생한 쿠팡은 초창기에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티몬, 위메프 등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쿠팡은 여타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별반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4년 쿠팡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친절한 배송 전략을 내세우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다른 업체와 달리 자체 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적극 활용했다. 여기에 총알 배송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쿠팡 돌풍에 기존 온라인 유통업체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업체들도 잇따라 쿠팡 고유의 서비스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마켓컬리도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곳으로 꼽힌다. 마켓컬리는 현재 국내 유통업계에 불고 있는 새벽 배송을 처음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2015년 국내 처음으로 '샛별 배송'을 시작했다.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집 앞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주문 후 2~3일을 기다려야만 받아볼 수 있었던 지금까지 배송서비스와는 완전히 달랐다.

마켓컬리는 샛별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계속 성장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국내 유통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마켓컬리의 샛별 배송이 성공을 거두자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잇따라 새벽 배송에 나섰다. 마켓컬리가 던진 돌 하나가 국내 유통업계라는 호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 여전히 남은 물음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성장은 국내 유통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도 남아있다. 바로 수익성이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생명인 자체 배송망과 물류센터 구축 등에 많은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까닭에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성장을 지켜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유통업체들만의 서비스를 속속 벤치마킹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총알 배송이나 새벽 배송이 더 이상 온라인 유통업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기본서비스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탄탄하지 못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적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는 추세다.

단위 : 억원.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중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매우 드물다. 쿠팡은 지난해만 1조 9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켓컬리도 작년 33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위메프, 티몬 등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수익성을 담보해내지 못하면서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성장이 국내 유통시장의 활성화와 다양한 서비스 도입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하지만 오프라인 업체들과 경쟁 과정에서 시너지가 계속 지속하려면 온라인 업체들이 수익을 내면서 버텨줘야 가능하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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