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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가구업계, 코로나 특수 끝물?…타개책은

  • 2022.02.22(화) 06:50

[워치전망대]매출 성장에도 실속 못 챙겨
시장 전망 밝지 않아 올해도 큰 변화 없을 듯
3사 3색 전략…신세계까사는 아직 '규모 키우기'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가구업계가 누려온 '코로나19 특수'가 끝물을 만났다. 지난해 한샘과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주요 업체들은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줄면서 실속을 크게 챙기지 못했다.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보다 원자재가·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빠르게 오르면서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주택 경기 위축에도 타격을 입었다.

가구업계의 지난해 연말부터 가격인상 등 수익성 개선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도 시장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단기 턴어라운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사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위기 타개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가구업계의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덩치만 커졌고 체력은 약해졌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은 지난해 매출 2조2314억원, 영업이익 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9% 늘며 외형 성장이 이어졌다. 다만 영업이익은 26.9% 줄어들었다. 한샘은 공격적 투자와 원자재값 상승을 영업이익 감소의 배경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샘은 지난해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 등 디자인파크 5개점을 리뉴얼했다. 리하우스(인테리어) 전용 대형 쇼룸을 8개 더 증설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2위 현대리바트의 상황도 한샘과 비슷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66억원, 영업이익은 202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6% 감소했다. 기업-고객간거래(B2C) 매출이 전년 대비 4.9%, 원자재 부문 매출이 18.4%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신규 매장 오픈과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 등에 대한 투자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까사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48.0% 성장한 23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외형 확장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7억원에서 89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사무용 가구가 전문 분야인 퍼시스는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잡았다. 퍼시스의 지난해 잠정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오른 3265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6.3% 늘었다. 공유오피스를 비롯한 소규모 사무실 시장이 성장한 결과로 분석된다.

단기 수익성 개선 어렵다

가구업계는 코로나19의 대표적 수혜업종이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이 확산되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타 업계와 마찬가지로 원자재·물류비 상승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창호 등 인테리어 자재의 원재료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은 지난해에만 60% 급등했다. 가구에 사용되는 러시아산 목재 가격도 같은 기간 46% 올랐다. 여기에 물류난과 시공기사 인건비 상승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아파트 거래의 위축도 악영향을 끼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대비 61.7% 감소했다. 인테리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기존 ‘캐시카우’였던 시장까지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가구업게는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으로 변화에 대응했다. 다만 시장의 변화가 예상 이상으로 빨랐다. 따라서 외형상 실적 악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는 평가다.

어려운 상황은 올해도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공급과 물류망 안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출규제·금리인상의 여파로 주택 매매시장도 침체되고 있다. 지난 1월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3이었다. 5개월 연속 하락하며 2년 9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0~200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100을 넘길 시 전월비 가격 상승 및 거래 증가를 예상하는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 지수 하락이 곧 주택매수심리 위축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다.

3사 3색 '턴어라운드' 비책은

가구업계 주요 3사는 상황 타개를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내놨다. 한샘은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인테리어에 집중한다. 주택 경기와 무관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서다. 주요 전략은 △올패키지 공간설계 △부분리모델링 패키지 강화 △공정기간 단축 등이다. 한샘은 B2C 시장 확대에도 집중한다. 고객 체험형 요소를 극대화한 디자인파크 매장을 확대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을 록인(Lock-in) 시키고, 온·오프라인 시너지까지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리바트의 전략도 큰 틀에서는 한샘과 유사하다. 다만 B2C 시장에서 브랜드를 고급화시키는데 보다 집중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윌리엄스 소노마 등 해외 프리미엄 홈퍼니싱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가구 죠르제띠를 론칭했다. 현대리바트는 여기에 자체 생산 역량까지 강화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힐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가동된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물류·사후관리 역량도 강화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신세계까사는 '규모의 경제'를 노린다. 온라인을 통한 거래액 성장이 골자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10월 여기어때 등을 거친 이커머스 전문가 최문석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온라인몰 굳닷컴을 운영하는 팀의 권한도 강화했다. 굳닷컴을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에서다. 아울러 지난해 전년 대비 160%의 성장률을 기록한 '어니언' 등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고,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취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가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제품 및 건자재 가격을 올리며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특수의 실종과 주택매매 위축 등에 따른 타격을 상쇄시키기는 어렵다"며 "가구 전문 온라인 플랫폼의 영역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성 사업 영역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구체적이고 적절한 차세대 전략을 도출해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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