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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야? 가구점이야?'...신세계까사 '공간혁신' 속내는

  • 2022.10.27(목) 07:20

서래마을 '까사미아 아트 살롱점' 가보니
'공간혁신'으로 오프라인의 '힘' 극대화
매장 확장 등 '보릿고개 나기' 전략 주목 

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가구점과 아트 갤러리가 결합한 매장이 등장했다. 신세계까사가 예술인의 도시 서래마을에 '까사미아 아트 살롱'점을 열면서다. 기존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을 전면 리뉴얼한 결과다. 신세계까사는 이를 위해 영국의 현대미술 작가 '리차드 우즈'와 협업했다. 가구와 예술 작품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까사미아 아트 살롱점은 신세계까사의 핵심 프로젝트인 '공간 혁신'의 일환이다.

신세계까사의 '공간 혁신'에 담긴 속내는 '매장 집객력'에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체험 요소로 소비자를 매장으로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신세계까사는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재 가구 업계는 불황이다. 부동산 침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악재가 많다. 이 때문에 '집객력'을 극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아트 살롱형' 매장

지난 26일 서울시 서초구 서래마을에 위치한 '까사미아 아트 살롱점'을 찾았다. 근처에 다다르면 건물 사이로 보이는 '노란집'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즈의 대표적 작품인 '홀리데이 홈'이다. 신세계까사는 건물 외벽과 내부를 그의 작품들로 꾸몄다. 입구를 지나면 가장 먼저 '아트 소품 전문관'이 고객을 맞는다. 쿠션 등 일상 소품부터 리차드 우즈의 디자인이 적용된 조명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계단을 올라서면 원두 가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신세계까사는 1.5층 공간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 공간으로 조성했다. '오우야 에스프레소바'가 자리했다. 벽면은 우즈의 판화 아트월로 채웠다. 마치 전시장 한 켠에서 차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 2층과 3층은 '특별 쇼룸' 공간이다. 신세계까사의 프리미엄 제품이 일상 공간처럼 정돈돼 있다. '캄포' 소파 등이 대표적이다. 4000만 원을 호가하는 스웨덴 럭셔리 침대 '카르페디엠베드'도 만나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4층이다. 신세계까사는 창고로 쓰던 4층 공간을 갤러리로 변모시켰다. 리차드 우즈의 개인전 '빅 가든(Big Garden)'이 내년 1월까지 진행된다. 밖으로 보이는 서래마을의 풍경과 우즈 특유의 색감이 제법 잘 어우러졌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고객도 적잖을 것 같았다. 신세계까사는 앞으로도 이곳을 국내외 예술가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왜 '서래마을' 이었나 

서래마을은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고급빌라,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고급품 수요가 높은 고소득층이 많다. 명품과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이른바 VIP들이다. 특히 서래마을은 문화·예술의 도시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근처에 예술의 전당, 몽마르트 언덕 등 문화 예술 '랜드마크'가 많다. 외국인 비중도 높다. 특히 국내 프랑스인 중 약 절반 정도가 서래마을에서 거주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지역 특성에 맞게 매장을 리뉴얼했다는 얘기다. 특히 프리미엄 가구는 고가인 만큼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이 많다. 현장에서 직접적인 구매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단순히 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문화 예술을 교류할 수 있는 형식의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며 "특히 서래마을 주변은 문화 예술 인프라가 잘 알려진 곳이다. 까사미아 아트 살롱점도 지역의 대표적인 '아트 마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까사는 압구정점을 리뉴얼 했던 바 있다. '공간 혁신' 프로젝트의 첫 시도였다. 아파트가 많은 주변 환경을 고려해 매장 콘셉트를 '이탈리안 아파트'로 설정했다. 조명 전문관과 수면 전문관 등을 마련했다. 이 같은 리뉴얼에 방문객 수도 증기세라는 게 신세계까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공간 혁신'은 신세계까사의 중점 전략이다. 외형 확장에 따른 '실속' 강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까사의 '노림수'

신세계까사는 가구 업계에서 비교적 후발주자다. 한샘과 현대리바트에 비해 아직 '규모의 경제'가 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세계까사는 외형 확대에 계속해서 힘을 주고 있다. 신세계까사의 주력은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사업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신세계까사는 105곳의 매장(직영점 77개·대리점 28개)을 보유하고 있다. 전 분기 8개의 매장을 늘렸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만 총 12곳 이상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외형 확대는 '절반의 효과'를 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 상반기 매출 141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78억원) 대비 44.2% 증가했다. 매장 판매에서만 전년 대비 51% 늘어난 9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매장을 크게 늘렸던 영향이다. 영업익은 아직 적자다.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36억원) 대비 적자폭이 늘었다. 다만 한샘과 현대리바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불황 속에서 나름 '특화 매장' 확장 전략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가구 인테리어 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부자재 가격 급등도 이어지고 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이케아 등 업계의 돌파구 마련이 한창이다. 신세계까사도 대안 마련이 절실했던 셈이다. 집객력을 높여 매장의 실속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신세계까사가 '공간 혁신'을 외치고 있는 이유다. 

가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가 수익성 개선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 실적 상승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을 염두에 둔 장기적 대안이 필요하다. 신세계까사의 공간 혁신도 그런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도 가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신세계까사에 대한 지원을 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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