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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용진이형의 '신세계 유니버스', 가능성을 봤다

  • 2022.07.11(월) 06:50

SSG랜더스필드, NBB데이로 '북적'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이 '신세계'
신세계 유니버스 시동…관건은 '콘텐츠'

9회말 추신수의 홈런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두 팔을 벌려보이고 있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추신수! 추신수! SSG랜더스!"

지난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의 프로야구 경기. 9회 말 3대 3 일촉즉발의 상황. 추신수의 홈런포가 작렬했다. 관중석에선 일제히 '추신수'가 터져 나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꽃이 폈다. 두 팔을 힘차게 뻗으며 관중과 하나가 됐다. 정 부회장의 '부캐' 제이릴라도 신이 난 듯 몸을 흔들었다. '유통 맞수' 롯데를 상대로 한 경기여서일까. 더욱 짜릿해 보이는 승리였다. 

경기장은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이날은 NBB(노브랜드 버거)데이였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 론칭 3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유니폼과 교환권 등 NBB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날 관중수는 7773명을 기록했다. 경기에 앞서 관중들은 노브랜드 매장에서 식사를 했다.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함께였다. 

정 부회장의 'NBB' 사랑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 버거 스페셜 유니폼을 입고 '직관'에 나섰다. 정 부회장이 착용한 스페셜 유니폼은 이날 현장에서 300벌이 완판됐다. 정 부회장의 옆에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와 제이릴라가 함께했다. 이들 역시 정 부회장과 유니폼을 '깔맞춤'했다. 서로 편하게 웃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반 관중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관중석에 앉은 정 부회장은 특별할 것 없는 일반 관중이었다.

정 부회장이 계열사 행사에 방문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직접 '노브랜드 버거' 홍보대사를 자처한 셈이다. 노브랜드 버거는 정 부회장이 한껏 애정을 쏟은 사업이다. 정 부회장은 직접 메뉴 개발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최근 가성비를 콘셉트로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마트가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노브랜드 버거와의 시너지가 기대됐다. 

정 부회장과 함께 경기를 직관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와 제이릴라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직접 관전한 야구 경기와 노브랜드 버거의 조합은 강력했다. 노브랜드버거의 SSG랜더스필드점 전용 상품인 '랜디팩'에는 '크런치윙', '치킨너겟'이 담겼다. 햄버거와 감자튀김도 경기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관중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 들이킨 맥주의 맛은 짜릿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프로야구 개막 한 달만인 지난 5월 3일 노브랜드 버거의 누적 판매량은 2만개를 넘어섰다. 

경기 중간중간마다 노브랜드 버거 이벤트가 진행됐다. 노브랜드 버거를 가장 맛있게 먹는 표정을 지으면 전광판 노출 기회가 생겼다. 지난해 노브랜드 버거가 출시한 '브랜드 콜라' 광고를 보고 초성 퀴즈를 맞히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NBB굿즈와 노브랜드 버거 이용권 등이 경품으로 걸렸다. 홍보 효과는 상당했다. 관중석에서는 온통 전광판의 이벤트에 집중하는 관중들로 가득했다. 

직접 느낀 '신세계 유니버스'의 힘

SSG랜더스필드에서는 곳곳에 '신세계 DNA'가 묻어났다. 노브랜드 버거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이마트24, 랜더스샵(바이 형지) 등 계열사 매장이 총집합했다. 경기장 내부에서도 일렉트로 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SI빌리지 등 계열사를 알리는 광고판이 즐비했다. 노란색 톤의 경기장 좌석도 신세계를 연상케 했다. 야구 팬 문화에 신세계를 녹이려는 시도가 그대로 느껴졌다. 

경기가 끝난 후 바이 형지에는 '랜더스 굿즈'를 구매하러 온 관중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SSG랜더스 유니폼과 모자가 적잖게 팔렸다. 유니폼에 선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마킹지'도 인기였다. 이외에도 SSG랜더스 캐릭터인 '랜디'를 본 딴 완구와 인형을 구입하는 이들도 많았다.

9회말 추신수의 홈런으로 SSG랜더스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랜디 굿즈를 구입한 김현수(43·남) 씨는 "막판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경기였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샵에 들렀다"며 "랜디 인형과 응원 도구 등 몇 가지를 더 샀다. 랜더스의 우승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소매에 이마트가 새겨진 랜더스 유니폼을 구매한 강민찬(30·남) 씨는 "랜더스는 사랑이다. 이마트가 새겨져도 사야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직접 경험한 신세계 유니버스의 힘은 강력했다. 신세계 브랜드는 야구 팬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SSG랜더스필드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소비자는 신세계를 떠날 수 없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이 다 '신세계'였다. 집에 돌아온 순간까지도 손에는 노브랜드 굿즈가 들려있었다. 머릿속에는 관중과 SSG랜더스를 응원했던 순간이 맴돌았다. 정 부회장의 웃는 얼굴도 계속 떠올랐다. 

관건은 유니버스에 대한 '진심'

야구를 활용한 '신세계 유니버스'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신세계는 야구와 유통을 연계한 굿즈와 캐릭터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외에도 쇼핑센터와 돔구장이 결합하는 새로운 '복합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소비자에게 여러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쇼핑을 즐기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의 역량은 충분하다. 야구장에 스타필드가 들어설 수도 있다. 호텔 등 숙박 시설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

유니버스 전략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그동안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는 코로나19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야구 관람 등 외부 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다. 신세계는 이를 십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경기가 끝나고 랜더스몰인 바이 형지에 몰린 사람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신세계의 미래 투자도 '오프라인 유니버스' 구축에 맞춰져 있다. 총 11조원을 투자한다. 그중에서도 인천 '청라 돔구장'은 신세계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현재 스타필드 청라와 연계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세상에 없던 돔구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신세계의 포부다. 업계에서는 관련 법령 해석도 끝난 만큼 연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인프라 구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유니버스 구축에 대한 신세계의 '진심'이다. 노골적으로 상업성만을 강요해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단지 돈벌이 수단에 이용된다고 느끼면 제품과 회사를 등진다. 냉혹하다.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유니버스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 유니버스의 콘텐츠와 질에 집중해야 한다. '유니버스'가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삶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 학과 교수는 "앞으로 오프라인의 핵심은 '어떤 체험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을 것인가'다. 신세계는 야구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야구라는 콘텐츠는 한정적이다. 다양한 테마의 유니버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소비자에 상품을 팔겠다는 생각에 그쳐서는 성공할 수 없다. 스토리와 재미가 투영된 콘텐츠가 유니버스 전략의 핵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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