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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탈 벗어야 할 박진회 새 한국씨티은행장

  • 2014.10.28(화) 10:41

하영구 행장 그림자 지우고 실적 부진 타개해야

한국씨티은행이 하영구 전 행장의 후임으로 박진회(사진) 수석부행장을 선임했다. 하 전 행장이 14년간 은행장직에 있었다면, 박 신임 행장 또한 지난 2002년부터 12년간 부행장을 지냈다. 


국내 금융산업에서 최장수 부행장으로 꼽힌다. 하 전 행장과는 러닝메이트로 일컬어질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선후배 사이로 옛 한미은행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이제는 하 전 행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벗어 던지고 1인자로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14년간 드리워진 그림자를 단번에 지우기는 쉽지 않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씨티그룹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현재의 실적부진을 타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한 해 2400억 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엔 81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것이 새 행장에겐 바닥을 찍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올 상반기 대규모 인력 감축과 점포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에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직원과 조직을 추슬러 영업력을 강화하는 게 새 행장의 몫이다. 비용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아닌 영업력 강화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씨티은행 안팎에선 추가 구조조정설, 한국 철수설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여전히 떠돌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씨티그룹이 일본 등 11개 국가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로 대기업금융을 맡아왔던 박 행장을 새 행장으로 세운 것도 직원들 입장에선 불안한 점으로 꼽힌다. 이 은행 노조는 "소비자금융을 알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경영을 펼치겠느냐"며 박 행장의 선임을 반대해왔다.

현재 감사보고서 상 자산 기준으로 보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비중은 7대 3으로 기업금융이 압도적이다. 국내에서 철수할 것이 아니라면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의 고른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계 은행의 특성상 그룹의 전략에 반해 현지화 전략을 펼 수는 없다. 다만 국내 사정을 잘 안다는 강점을 내세워 그룹과 은행 간 가교 역할을 하며 현지화를 해 나가는 것이 박 행장의 숙제이기도 하다. 그래야 늘상 시달려왔던 철수설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1957년 전남 강진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지난 19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한 후 자금담당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로 잠시 몸을 담근 후 지난 2001년 옛 한미은행으로 돌아왔다.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 재무담당 부행장으로 일했고 지난 2004년 한국씨티은행 출범 후 경영지원그룹장에 이어 기업금융그룹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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