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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M&A·성장' 강조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배경은?

  • 2017.09.01(금) 13:22

M&A 사실상 첫 언급‥10년만에 '왕좌 위협' 의식
10년전 조흥은행, LG카드 예시하며 성장전략 강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인수·합병(M&A)을 제외하곤 사실상 처음으로 M&A를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10년전 조흥은행 합병과 LG카드 통합까지 거론하면서 성장전략을 강조하고 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9년간 금융권 1위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은 올해 KB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세에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10년 만에 왕좌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닥치면서 그동안 내실을 강조한 나머지 성장이 정체된 게 아니냐는 신한금융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조용병 회장은 1일 신한금융지주 창립 16주년 기념사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M&A를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기존 업무 관행이나 사고 틀 안에서는 고객 만족과 조직 성장의 해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확장된 시각으로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각 그룹사의 리더들은 확장된 시각을 갖고 기존 사업라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과 성장 기회 발굴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해외 M&A를 강조하긴 했지만 국내외를 아우르는 M&A를 언급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기념사 내내 여러차례 성장을 강조한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지주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조 회장은 10년 전 통합 신한카드 출범(옛 LG카드와 신한카드 통합) 등을 언급하며 "당시의 과감하고 발 빠른 사업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에 힘입어 지난 10년 동안 신한은 한국 금융의 리더로 굳건히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닥, 노키아를 비롯해 포트폴리오 혁신을 주저한 기업들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며 "과거의 성공 속에 쇠망의 씨앗이 있다는 교훈을 잊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1등 사업 분야 확대와 유망 시장 개척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해 나간다면 우리 신한은 멈추지 않는 성장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조 회장이 M&A와 함께 성장을 유난히 강조한 데는 그만큼 1위 사업자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KB금융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에서 신한금융을 제쳤다. 올해 연간 순익 기준으로도 1위 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동시에 KB가 최근 몇년새 옛 현대증권, LIG손보 등 잇단 M&A로 성장하는 사이 신한금융은 내실을 강조하면서 현실에 안주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도 그룹사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과거 신한카드와 조흥은행 통합 등으로 쑥쑥 성장했던 시기를 언급하며 향후 새로운 기회 모색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점을 대내외에 공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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