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매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냈던 신한카드가 일부 국가에서 속도조절 중이다.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아 손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그럼에도 해외시장 진출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시장에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경쟁사들은 신한카드의 해외시장 진출 성과와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 경영환경 악화 '해외에서 탈출구 모색'
지난해 8개 카드사 순이익은 총 1조2268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32.3% 감소한 것으로 2014년 2조2000억원을 기록한 뒤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 인하 정책이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7월 카드 우대수수료율 혜택을 받는 영세가맹점 매출 구간을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중소가맹점 기준도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늘렸다. 수수료 우대를 받는 가맹점이 늘어난 만큼 카드사 수익이 크게 줄었다.
경영에 부담스러운 이슈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법정최고금리가 27.9% 에서 24%로 낮아진 데 이어 올 7월에는 밴수수료 인하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내년 초 3년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수수료 원가 재산정이 기다리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줄이거나 디지털로 무게중심을 옮겨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또 해외시장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
◇ 아픈 손가락 '인도네시아' 속도조절
전업 카드사 중 해외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2014년 11월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2015년 인도네시아, 2016년 미얀마에 진출했고 올해는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PVFC)를 인수했다. 매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것.
성과가 나타나는 곳도 있다.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인 신한파이낸스는 2015년 20억원 흑자를 낸데 이어 2016년 7000만원, 작년 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의 경우 아직 적자상태다. 적자폭이 가장 큰 곳은 인도네시아법인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법인은 301억원 순손실을 내 3년간 누적적자가 471억원이다.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에 840억원을 투입했다.
인도네시아에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시장진입 장벽,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사업에 대해 재점검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사업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며 "예상보다 성장속도가 빠르지 않아 기존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계획을 수정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에서 수익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사업이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신한카드의 해외진출은 계속 추진된다. 신한지주 지휘 아래 카드와 은행, 보험, 증권이 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해외시장에 진출해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이다. 신한금융그룹은 필리핀과 인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도 필리핀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펴고 있다"며 "해외시장 진출이 부담이 돼도 꾸준히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