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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새먹거리]④한국형발사체에 우주보험 기대감 실었다

  • 2018.10.01(월) 17:58

한국형발사체 이달 시험발사…책임보험 2억 규모
2021년까지 위성발사계획 8기 "보험시장 기대감"
대부분 해외 재보험에 위험 넘겨…자체역량 제고 과제

국내시장 포화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 도입, 건전성규제 변경으로 자본확충 부담까지 안으면서 수익확보를 위한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금융환경 변화, 기술발전, 새로운 위험 등장에 대응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중심의 신규상품 개발과 기존상품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새롭게 보험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품들이 무엇인지, 어떤 기회와 장애물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오는 25일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첫 시험발사가 예고되면서 발사체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발사에 성공한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2000억원 규모의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었다. '누리호'는 시험발사체이기 때문에 보험규모가 크지 않지만 한국형발사체가 개발됐고 다양한 인공위성 발사가 예정돼 있는만큼 향후 우주보험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 '누리호' 첫 시험발사, 보험료 8000만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 시험발사체는 오는 25일부터 이달말중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최적의 발사여건이 되는 날 발사된다.

시험발사체인 만큼 발사체 자체에 대한 보험은 들지 않았지만 '우주손해배상법'상 우주개발진흥법에 따라 발사 전 반드시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야만 한다.

공해상에 떨어지도록 설계된 발사체가 잘못 떨어져 운항중인 선박이나 육지에 추락해 인명·재산상의 손해를 입히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시험발사체가 가입한 제3자 배상책임보험은 삼성화재를 간사로 거의 대부분 국내 손보사들이 참여해 공동인수 했다. 보험 가입금액은 2억3000만원 규모로 보험료는 8000만원 수준이다.

삼성화재가 17%로 가장 많은 비중으로 참여했고, DB손보 13%, KB손보 12%, 메리츠화재 12%, 한화손보 12%, 흥국화재 11% 순으로 인수가 이뤄졌다. 대형사 가운데서는 현대해상이 빠졌고 이외에도 더케이손보 등이 공동인수에 참여했다.

▲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 시험발사체를 점검중이다.

공동인수는 위험이 큰 보험물건에 대해 보험사들이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계약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발사체나 인공위성 등과 관련된 보험은 사고시 손실규모가 크기 때문에 통상 손보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보험을 인수한다.

법상 가입해야하는 보험의 배상책임 한도는 최대 2000억원으로 이 범위 내에서 ▲우주물체의 특성 ▲기술 난이도 ▲발사장 주변여건 및 국내외 보험시장을 고려해 가입하게 된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쏘아올린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과기통신부장관이 법상 최고치인 배상책임보험금액 2000억원을 정해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보험료는 2억5000만원 규모였다.

당시에는 러시아 기술로 만들어진 1단로켓을 들여왔지만 이번에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시험단계 발사이기 때문에 보험요율(보험가입금액 대비 보험료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시험발사체인 만큼 여러 위험변수가 있을 수 있고 처음 우리기술로 발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바다에 아치형 궤도로 떨어지게 설계됐고 발사전 근처 해상에 접근을 차단하기 때문에 사고가 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혹여 불거질 수 있는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발사전 반드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3자의 인적, 물적 손해를 담보하는 제3자 배상책임보험이기 때문에 발사단계에서 연구시설이 피해 입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장받지 못한다. 이 경우 나로호 때처럼 발사전(Pre-Launch)보험 가입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지만 시험발사체인 만큼 위험이 커 보험가입이 어렵다.

◇ 한국형발사체 시동·우주개발계획 박차…보험시장 '기대'

국내 우주보험 시장에 대한 기대는 크다. 세계적으로 우주개발계획 추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2021년 한국형발사체 발사계획 이외에도 2021년까지 총 8기의 인공위성 발사가 계획돼 있다. 또 이후 10년간 12기 이상의 위성발사가 계획돼 있다.

▲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인공위성보험의 경우 발사체에 탑재해 궤도에 정상적으로 올라 제 기능을 하는지 등을 보장하기 때문에 보험규모는 더 커진다.

가장 최근 국내에서 발사한 인공위성은 '다목적실용위성 3A호'로 '발사보험(Launch Insurance)'과 '궤도보험 (In-orbit Insurance)'에 가입했다. 발사보험은 발사체 추진연료 점화부터 정상궤도 진입까지 위성의 손상이나 점화중단 시에 발사 복구비용을 보장한다. 궤도보험은 위성이 궤도운항중 작동불능이나 고장으로 인한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당시 보험가입금액은 위성 개발비 2359억원의 절반가량인 1400억원 규모로 동부화재를 간사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현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총 8개사가 참여해 인수했다. 보험료는 167억원으로 과거 20% 수준이었던 위성보험 요율이 위성개발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12%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한국형 발사체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해외로 위성을 운송하지 않고 언제든 국내에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보험시장 확대와 요율 안정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를 기점으로 위성 발사 계획이 계속 있기 때문에 인공위성보험에 대한 수요가 계속 있을 것으로 본다"며 "발사시 발사보험, 궤도안칙시 5년 정도 궤도보험을 유지해야 하고 보험기간도 길어 향후 장기적인 보험니즈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발사체나 인공위성 등 일명 '우주보험(Space Insurance)'은 가입건수가 적기 때문에 보험 기본원리인 통계와 확률을 통한 '대수의 법칙' 적용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대부분 손보사들이 보험인수 후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인 재보험사가 제공하는 '협의요율'로 보험료가 결정된다.

즉 위성보험을 인수하는 시장상황과 재보험사들의 여건, 보험사의 협상력 등에 따라 보험조건이나 요율이 달라질 수 있다. 

 

◇ 국내 보험사 아직 초보…대부분 재보험 통해 위험 회피

 

확대되는 시장에서 국내보험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유율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A호 발사 당시 보험사들은 3.5%만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나머지 96.5%를 재보험사로 넘겼다. 8개 회사가 참여한 만큼 각 회사당 보유비율은 0.5%가 채 되지 않은 셈이다.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 역시 원수보험사들로부터 인수받은 재보험의 소량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보험중개사 등을 통해 해외 재보험사에 위험을 넘겼다.

이번 시험발사체의 경우에도 보험사들이 보유한 비중은 1% 수준으로 알려졌다. 99%를 재보험사를 통해 위험을 분산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일반보험의 인수역량이 아직까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우주·항공분야의 경우 보유비율이 미미하고 대부분을 해외 재보험사에 전가하는 상태로 보험요율 역시 해외재보험사를 통해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이 큰 만큼 재보험은 필수적이지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유량을 늘려 위험담보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1.5톤급 인공위성을 지구에서 약 600Km~800Km 떨어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 우주로켓이다. 1단에 75톤급 엔진 4개를 묶고 2단에 1개, 3단에 7톤급 엔진을 쓰며 총길이 47.2m, 추진체를 포함한 총 중량은 200톤 가량이다.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 2단부에 들어가는 75톤급 엔진 1개로 이뤄져 있으며 총길이 25.8m, 무게 52.1톤의 구조의 1단형으로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로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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