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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대우조선 리스크 커 회장직 내놓을 각오로"

  • 2019.02.26(화) 18:13

"현대중·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승산 50% 넘어"
"대우조선 사장은 임시관리자, 낄 필요 없다"
"노조, 무엇을 요구하려면 다른 무엇을 달라"

오는 3월 임기(3년) 반환점을 도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대우조선해양은 마지막 미션"이라고 말했다. 26일 산은 기자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다.

그는 "대우조선 매각은 리스크가 커 (회장)직을 내놓을 생각을 하고 잘못되면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9월 취임 당시 "혁신성장 지원, 구조조정 마무리, 산은 경쟁력 강화 등 3가지 걱정을 했다"며 "혁신성장 지원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구조조정은 피하지 않고 일했고 산은 경쟁력 강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만족할 만큼 했다"고 자평했다.

자신감 넘치는 만큼 화법도 직설적이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본인도 바쁠텐데 대우조선 딜에 낄 필요없다" "지역사회나 노조는 나를 없애야 되는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공무원님에게 야단맞을지 모르겠지만 KDB캐피탈 안팔겠다" 등 여러 이슈에 대해 그는 애둘러 가지 않았다.

◇ "기업결합심사 승산 50% 넘는다"

지난달말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합병(M&A)에 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산은이 조선합작법인(가칭)에 대우조선 주식 5973만8211주를 현물출자하고 이 대가로 1조2500억원 규모의 조선합작법인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8000억원 규모 보통주를 받는 조건이다.

19년만에 대우조선이 산은 품을 떠날 수 있는 파격적인 계약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번 계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이 이번 딜의 명분을 내세운 수주경쟁 완화와 선가회복 노력이 WTO가 제시하고 있는 '강력한 담합'에 위반된다는 우려가 그 중 하나다.

또 국내 1~2위 업체의 M&A에 대해 국내외 당국이 기업결합심사를 승인해줄 것인가 문제도 있다. 일자리가 걸린 노조와 지자체도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 회장은 "작년 여름 현대중공업과 협상을 시작하면서 노조 반대 등 리스크를 모르지 않았다"며 "리스크가 크지만 한번 해봐야 할 일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의 불승인 리스크는 적지 않다"면서도 "50% 넘는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승산의 근거에 대해선 "시장점유율 20%(대우조선+현대중공업)가 기업결합승인시 워치(감시)할 정도이지만 과연 금지의 대상인가 하는 문제가 있고 시장 전체를 볼 것인지 특정선박을 볼 것인지 등 복합적인 문제"라며 "단언하기 힘들지만 승산은 5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 "나를 없애야 되는 대상으로 생각, 씁쓸"

이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과 조선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있다"며 "안타깝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대표적인 오해가 대우조선의 어려움과 글로벌 조선산업 침체가 끝났다는 것"이라며 "전혀 그렇지 않고 대우조선은 가까스로 흑자전환으로 돌아선 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대우조선을 매각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어쨌든 이대로 가면 해결될 것이란 주장은 가장 위험한 주장"이라며 "이대로 가면 앞으로 대우조선은 산은 밑에 20년은 더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와 지역단체를 만나 상의할 것"이라면서도 "그들은 법리적 권리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에 대해선 "노조가 무엇을 요구하려면 다른 무엇을 줘야한다"며 "비즈니스 상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노조와 지역사회가 나를 없애야 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난 합리적이고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1974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2년간 근무한 뒤 동해조선공업을 거쳐 1981년 대우조선해양 전신인 대우중공업에 입사했다. 2001~2003년, 2003~2006년, 2015~2019년 등 여러차례 대우조선 사장을 맡았다.

◇ "대우조선 사장 바쁜데 (딜에) 낄 필요 없다"

이 회장은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이번 딜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정 사장이 낄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도움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정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는데 사내에선 "이번 딜에서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 사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딜에 대해 "사전에 몰랐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정 사장 본인도 바쁜데 끼어들 필요가 없다"며 "배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 사장은 임시 관리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대상선과 대우조선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 CEO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일부에선 나한테 팽당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분들의 역할은 끝났고 새시대 새로운 관점에서 미래지향적 CEO를 뽑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선사 머스크도 회장이 IT 출신인데, IT 전문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KDB캐피탈·인프라 팔지 않겠다"

이동걸 회장은 KDB캐피탈과 KDB인프라 매각에 대해 "정부(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와 협의가 걸려있어 공무원님한테 야단 맞을지 모르겠다"면서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은과 시너지가 크고 기여할 바가 많다"며 "금융과 관련돼 산은이 관리할 능력도 있어 계속 가지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청소·시설관리 용역 직원들에 대해선 "그분들은 이것저것 다 필요없고 직접고용만 요구하고 있다"며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 100% 자회사로 고용되면 최대 68세까지 일할수 있지만 산은 정규직이 되면 55세가 정년"이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구조조정을 전담할 자회사 'KDB AMC' 설립 추진에 대해선 "구조조정시 회계, 매각 등 분야를 순환보직하지 않고 전담하는 조직"이라며 "올 늦여름이나 초가을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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