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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금융]③호모나이트쿠스·나포츠족 아시나요?

  • 2019.04.04(목) 16:07

신한카드 워라밸 클래스 기획·담당자 인터뷰
"취미소비 확산…마케팅보다 브랜딩으로 접근"
"매출이 아니라 카드 기반을 확대하는게 목표"

돈은 모으는 재미도 크지만 누가 뭐래도 쓰는 재미가 쏠쏠한 법이다. 특히 취미에 돈을 쓰는 것은 온전히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취미활동에 매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인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이를 놓칠 리 없다.

신한카드의 워라밸클래스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끄는 젊은 소비자를 위한 시도다.

신한카드 브랜드기획팀의 서홍종 대리와 곽수지 사원. /사진=강현창 기자

그동안 카드사 마케팅이나 브랜딩은 소비자들이 더 큰 돈을 자사의 상품에 쓰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워라밸 클래스는 '큰'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쓰게 하기 위해 탄생했다.

워라밸 클래스를 처음 제안한 브랜드기획팀의 서홍종 대리와 올해 워라밸 클래스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곽수지 사원을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파인애비뉴 본사사옥에서 만났다.

◇ "워라밸 클래스로 만난 잠재고객 590만명"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워라밸은 소확행을 이루기 위한 필수요소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는 젊은 세대들에게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신한카드도 이러한 추세를 발빠르게 포착했다. 소비 트렌드를 연구하는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워라밸'의 소셜언급량(뉴스·트위터·커뮤니티·블로그 등에 언급되는 합산량)은 2017년 1월에서 10월로 넘어가는 동안 1000% 이상 증가했다.

- 호모나이트쿠스(Homo nightcus. 밤샘형 인간)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에 인간을 뜻하는 접미사 'cus'를 붙여 만든 신조어.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모나이트쿠스와 나포츠족이 크게 늘었다.

전 세대에 걸쳐 주말을 이용해 여가를 즐기는 경우도 크게 많아졌다. '일 잘하고 성공하는 법'을 고민하던 시대에서 '잘 놀고 잘 쉬는 법'을 더 생각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 나포츠족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와 운동을 뜻하는 스포츠(Sports)의 합성어.
야간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

서홍종 대리가 처음 워라밸 클래스를 생각한 것도 이런 트렌드 변화를 읽었기 때문이다.

서 대리는 "워라밸 클래스 기획안은 소비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결재를 받을 수 있었다"며 "회사도 취미에 소비하고 투자하는 세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 워라밸 클래스는 계절별로 스타일링과 여행드로잉, 그리고 롱보드 클래스로 나뉘어 총 8차례 진행됐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클래스는 롱보드 클래스다. '롱보드여신'으로 불리는 고효주 씨가 진행했다. 올해도 롱보드 클래스를 시작으로 워라밸 클래스가 진행 중이다.

롱보드와 스타일링, 드로잉 등은 사람들의 관심은 많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취미다. 대중적으로 알려는 졌지만 실제로 접하기는 어려운 아이템을 찾는 것이 신한카드 워라밸 클래스의 숙제였다.

서 대리는 "소재는 일반적일지라도 방식은 특별하게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행드로잉의 경우 과거 다녀온 여행지 사진을 웹툰 작가(마인드C)의 지도로 그려보면서 여행지를 다시 추억해보고 그림실력도 키우는 클래스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워라밸 클래스는 신한카드 고객이 아니더라도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소수다. 이번에 진행되는 롱보드 클래스의 경우 신청자는 2000명이 넘었지만 실제 참여한 사람은 동반자를 포함해 60명이 정원이다.

신한카드 유튜브 채널에 공유된 워라밸 클래스 영상.

이런 한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곽수지 사원은 "지난해 진행한 워라밸 클래스는 총 15편의 영상으로 제작돼 유튜브에 공개됐다."며 "지금까지 총 조회수는 200만명이 넘어섰고 영상 공유 등을 통해 신한카드의 채널을 인지하게 된 잠재고객의 수는 590만명 정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 대리는 "기존 광고보다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났다"며 "단순히 채널의 확산뿐만 아니라 워라밸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신한카드의 이름으로 알린다는 측면에서 양과 질을 모두 만족시키는 브랜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초연결 강화, 새로운 소비문화 주도가 목표"

그동안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지만 브랜딩에서는 후발주자다.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브랜딩에 녹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다소 늦었지만 확실하게 업계의 맏형 노릇을 하고 싶다는 게 신한카드의 전략이다.

서 대리는 "신한카드가 카드업계 1위로 자리매김 하려면 단순히 점유율 1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카드기반 자체를 키우는 역할도 있다"며 "워라밸 클래스 등을 통해 새로운 취미문화를 활성화시켜서 새로운 소비 문화까지 주도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카드라고 하면 단순히 카드사라는 것만 떠오르는 게 아니라 워라밸과 같은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이미지도 같이 떠오르게 하는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회사 내에서도 워라밸 클래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워라밸 클래스는 참가비와 교재도 모두 무료에 자격제한도 없고 인원은 소수다. 흔히 '뭐 좀 사달라'는 마케팅 활동이 워라밸 클래스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화제였다.

서 대리는 "정말로 이런 기획이 통과됐느냐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 우리 회사가 회사 매출만 신경쓰는게 아니라 고객에게 투자를 시작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제대로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워라밸 클래스가 지난해 인기를 끌면서 올해는 다양한 제휴를 제안하는 업체들도 많다. 지난해에는 워라밸 클래스가 자칫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흘러갈까봐 자제했지만 올해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강조한 '초연결'을 위해 외부의 다양한 콘텐츠를 조심스럽게 접목할 예정이다.

서 대리는 "일방적인 협찬 제공이 아니라 타사가 가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는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 우리 방식으로 접목시켜 워라밸 클래스를 찾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워라밸 클래스는 지난해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는 판을 더 키웠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롱보드를 아이템으로 축제까지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곽 사원은 "워라밸 클래스의 성과 중 하나로 '신한카드 워라밸 롱보드 대축제'를 5월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올해도 이 밖에 다양한 클래스를 준비 중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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