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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100조, 시장안정에 긍정적"…한은 역할확대 주문도

  • 2020.03.24(화) 18:06

"자금투입 확대, 시장안정 효과줄 것"
"한은, 회사채 직접 매입 등 역할 확대" 주문도
"기업에 세금감면·소상공인 적시 자금지원 필요"

정부가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100조원을 투입하기로 한데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가계‧기업 등 실물경제 전체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좀 더 역할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세제 혜택 등 추가적인 조치도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브리핑하고 있다./2020.3.24

◇ "채권시장 안정화 효과, 증안펀드는 주가부양보다 심리 안정" 

24일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회사채시장, 단기자금시장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응할 수있도록 41조8000억원 규모의 펀드와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핵심은 20조원이 투입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와 10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증권시장안정펀드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84개 금융회사가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출자해 회사채, 금융채, 우량CP(기업어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당시 10조원을 조성했는데 실제 집행했던 금액은 5조원이었다"며 "20조원 가량이면 시장 안정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며 채권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CP를 포함한 것도 단기자금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지난번 발표에는 CP를 포함하지 않았는데, CP까지 포함해 단기자금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회사채 시장, CP 시장의 유동성 확대에 있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종합증권 채권분석 연구원 역시 "규모와 속도가 시장이 기대한 적절한 수준에서 빠르게 진행됐다"며 "기업자금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100조원 규모의 금융안정 방안은 역대 최대규모로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조원이 투입됐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채안펀드와 관련해 예상보다 규모를 확대하면서 정부의 시장 안정의지를 보였다는 측면에서 증시의 하방 경직성 등을 높여줄 수 있는 방어막을 쳤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증권안정펀드는 주가 부양 보다는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황세운 연구원은 "증권안정펀드는 주가부양이 아니라 시장안정화 조치"라며 "주가상승 반전 보다는 완충역할을 하기위해 마련된 펀드로 이 정도 수준이면 정책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증권안전펀드는 일종의 소극적 방어 자금"이라며 "주가상승 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과거 사례와 마친가지로 증시안정기금은 지수 급락을 제한하는 정도의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은행 역할 확대 필요" 제기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펀드조성 방식이 아닌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 빠르게 자금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CP와 RP를 내다팔고 있는데, 한은이 이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한은은 RP 대상증권을 국채와 정보보증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은행채와 일부 공기업 특수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은은 회사채와 CP는 매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한국은행법 제79조에는 민간이 발행한 채권 매입을 금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도 양적완화를 하면서 회사채를 매입하고 유동성을 무제한도로 풀겠다고 하는데 한국은행 역시 발권력을 활용해 비우량 채권은 힘들더라도 우량등급의 채권은 매수해야 한다"며 "매입 이후 디폴트를 걱정하는 것 같은데 미국도 그런 리스크를 다 고려해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 교수 역시 "한국은행이 매입할 수 있는 적격자산을 완화해야 한다"며 "미국 같은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범위를 이미 넓혀놨다. 당장 지난밤 연준이 회사채는 물론 개인의 채권까지 매입한다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펀드 조성과 같이 여러 단계를 거치다보면 프로세스의 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자금이 적시에 공급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할 것"이라며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나서는 것이 좋은 수단이 된다. 이는 당장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언제나 닥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해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기업에 세금감면 등 직접 지원, 소상공인 등 적시 지원체계 필요" 

기업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출이나 보증을 통한 자금지원뿐 아니라 세금 감면 등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경우 무엇보다 적시에 지원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정부는 24일 자금이 부족해 기업이 도산하지 않도록 대출과 보증등을 통한 유동성 58조3000억원을 공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필요시 대기업에게도 긴급 경영자금, 운전자금 등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대기업의 대출 및 보증공급과 관련해 이민환 교수는 "대출과 보증은 사실은 간접적인 수단이며 이외 직접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출의 경우 현재 금리가 낮고 시중에 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요건만 갖추면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민환 교수는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조치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당장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며 "비용과 연관되는 세금 감면 정책들이 대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물경제가 무너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위해서는 채널 다양화를 통해 빠르게 자금이 지원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종전에도 보증과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이 공급돼 왔다"며 "문제는 현재 자금공급 채널이 부족하다보니 자금을 공급받는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많은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더라도 적시에 공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물경제의 한 축인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자금이 적시에 돌아가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정부의 이번 부양책은 시장기능 악화를 넘어 상실로 가기 이전에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번 조치는 간접적인 부양 카드이고 실물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직접적인 부양카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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