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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파킹통장 넘어 주거래계좌로 '성큼'

  • 2020.11.20(금) 11:07

모바일앱 고도화와 높은 금리로 주목
업계 "오픈뱅킹 시작하면 진가 드러날 것"

서울시 강남구에서 근무하는 박 모(36) 씨는 회사에 최근 모바일 앱으로 개설한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통장을 월급통장으로 등록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박씨는 급하게 돈을 써야할 때를 대비해 월급통장 잔액을 150만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저축은행 계좌에 보관해두면 매월 1000원 정도 이자가 붙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푼돈이지만 모르면 못 챙기는 돈을 알뜰히 챙기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저축은행 모바일 앱이 웬만한 금융기관 모바일 앱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중은행 보통예금 연이율은 저금리 여파로 대부분 연 0%대에 머물고 있는데 저축은행 보통예금 연이율은 대부분 1~2% 사이 수준입니다.

업계 상위권 저축은행들이 모바일 앱 고도화와 1%대 연이율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의 주요 수신채널은 정기예금이었습니다. 목돈을 특정 기간 묶어두는 이른바 파킹통장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축은행 보통예금 상품에도 고객이 유입되면서 시중은행 차지라고 여겨졌던 주거래통장 지위를 넘보고 있습니다.

최근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앱 사이다뱅크 2.0을 출시했습니다. 커플통장 서비스와 통장쪼개기 서비스 등이 추가됐습니다. 커플통장 서비스는 계좌주가 지정한 공유자와 해당 계좌를 함께 관리할 수 있게 한 기능입니다. 통장쪼개기는 보유 계좌를 최대 4개로 쪼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입출금통장 하나로 목적에 따라 잔액을 따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안심이체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고 예방을 돕는 서비스인데요. 송금 계좌주와 휴대전화 명의자가 같은지 검증하고 문자인증 코드로 받는 사람의 거래 의사를 확인합니다. 자동이체를 이체횟수에 상관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의기능도 추가했습니다. 내년 오픈뱅킹 참여를 앞두고 타행 계좌도 조회할 수 있는 메뉴바도 설치해 뒀습니다.

기능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이자입니다.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연이율은 1.3%인데 월 단위 복리로 제공합니다. 100만원을 한 달 동안 예치했다고 치면 1년 이자 1만3000원을 월 단위로 환산한 1083원에서 소득세 15.4%에 해당하는 167원이 빠진 916원이 월 이자로 붙는 겁니다. 그 다음 달에는 통장 잔액인 100만916원에 같은 방식으로 이자가 더해집니다.

현재 대부분 시중은행 입출금통장 연이율은 대개 0% 초반에 형성돼 있습니다.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연이율이 시중은행 수준에 비해 높은 것은 저축은행이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높다 보니 리스크를 보완할 혜택을 제공해야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습니다. 그 혜택이 바로 높은 금리인 셈이죠.

하지만 금융기관 당 최대 원리금 5000만원을 보전하는 예금자보호제도가 저축은행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맡긴 돈을 못 찾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저축은행 모바일 앱이 고도화하고 이자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예금자 입장에서 저축은행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생각입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거래 경험이 없는 고객이 전체의 95%를 차지할 만큼 새로운 고객층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며 "모바일 앱 기능 고도화를 통해 평소 저축은행을 찾지 않았던 젊은 고객들을 흡수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저축은행이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웰컴저축은행은 아예 시중은행 계좌를 대체할 상품을 마련했습니다.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이 대표적입니다.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 입출금통장 중 가장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이 상품의 연이율은 변동금리가 적용돼 0.5%이지만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실적과 지로 자동납부 실적, 개인정보 제공 등 요건을 채우면 최대 연 1.5%까지 추가금리를 더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이자를 월 단위 단리로 제공합니다. 해당 통장 잔액을 100만원으로 유지할 때 1년 이자 2만원의 한 달분인 1667원에서 세금 15.4%를 제외한 1410원이 매달 제공되는 것이죠. 계좌 잔액이 1천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급여이체 실적 및 지로 자동납부 등에 따른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잘 기억해야 합니다.

웰컴페이라는 간편결제 기능을 제공해 모바일 앱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계좌 잔액이 있으면 QR코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쿠폰을 서로 주고받는 기능이 있는가 하면 모바일 앱에서 사업장 매출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사업자매출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OK저축은행은 월급통장 전용 입출금통장을 출시하진 않았지만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제공하는 OK대박통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연이율은 1.5%로 원금을 일 단위로 계산해 분기마다 제공합니다. 상상인저축은행 보통예금 역시 연이율 1.5%를 월 단위로 지급하는데 모바일 앱과 저축은행중앙회 모바일 앱 SB톡톡플러스에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보통예금 잔액은 3조368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통예금 잔액은 1조1623억원이었는데 1년 사이에 3배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급성장한 겁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오히려 경쟁력 있는 예·적금 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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