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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금융지주 CEO승계 날 세웠는데…이찬진 칼날 더 세질까

  • 2026.01.16(금) 11:07

전임 이복현 '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
형식적 이행…셀프 연임·참호구축 등 문제 되풀이
이찬진 '이사회 독립성' 강조…강제성·제도개선 방점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으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본격적인 개편 작업에 나섰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 시절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하는 등 거듭된 지배구조 손질에도 셀프 연임을 비롯한 이사회 참호구축 등 지배구조 이슈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모범관행이 형식적 이행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찬진 원장이 다른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이복현 전 금감원장, 이찬진 금감원장/그래픽=비즈워치 

이복현 취임부터 퇴임까지 '날 세운 칼' 

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 초부터 임기 말까지 재임 기간 내내 '지배구조'를 키워드로 전 금융권에 강도 높은 칼날을 들이댔다. 실제 취임 첫해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연임 결정 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CEO승계 문제를 지속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해 김태완 전 BNK금융 회장 등이 용퇴를 결정하기도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취임 이듬해인 2023년 말에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했다.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선임절차를 개시토록 하는 승계 기준 마련과 이사회 기능 강화에 주력했다. ▷관련기사 : 금감원 "은행지주CEO 승계 3개월전 개시…외부후보 동등기회"(2023년 12월12일)

이 전 원장은 이와 관련해 임기 말에는 "기존 모범규준에 비해 주요 회장의 임명 절차 등을 개선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모범관행이 본격 시행된 이후에도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연임을 앞두고 내부규정을 바꿔 만 70세를 넘겨도 임기 3년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당시 함 회장은 2024년 만 68세로 연임이 돼도 만 70세가 되는 2027년 3월까지 2년간만 재임할 수 있었는데 이 규정을 바꾼 것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도 3연임에 성공했다.

이복현 전 금감원장은 지난해 2월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하나금융의 경우) 롱리스트(후보명단) 결정 전 연임 규정을 바꿔 모범규준(관행)에는 어긋나지 않았지만 실효적 의미에서 절반밖에 성공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3연임을 막을 허들이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참호구축 셀프연임 비판 이찬진 "입법과제 도출" 

실제 모범관행은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형식적 이행이나 편법으로 우회하는 문제가 지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찬진 원장은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금융지주에 대한 직접적인 검사 및 감독 제재 권한도 강조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 금융위 업무보고 당시 금융지주 CEO 승계 관련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바판.

이 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예고했고 금융위도 가세했다. 16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금감원·연구원·학계·법조계 등이 참여한 '지배구조 선진화 TF' 첫 회의가 열렸다. 이번에는 법 개정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강제성을 동원해 금융사에 대한 압박 강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회의는 금감원의 지배구조 실태점검을 비탕으로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제고 △투명·개방·경쟁적인 최고경영책임자(CEO) 승계 프로그램 작동 방안 마련 △성과보수체계 합리성 제고 △낡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외부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오는 3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반영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이 단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실태점검을 토대로 국민 눈높이에서 엄정히 점검·평가해 개선과제를 신속히 제도화·법규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 5일 열렸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문제의식의 본질"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특정 CEO와 이사들의 임기가 동일한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을 TF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더불어 CEO 선임 참호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 취임 이후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연임을 앞두고 있다. 빈대인 회장의 경우 후보 추천 과정에서 셀프 연임 등 절차적 논란이 불거지며 금감원은 당초 올해 1월로 예정됐던 BNK 검사 일정을 앞당겨 지난해 말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14일에는 8대 은행지주 전반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10년 이상 이어온 지배구조 개선…금융권 "부담 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몸담았던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은 10년도 더 전부터 추진해 왔고 정부가 바뀌고 원장이 바뀔 때마다 주요 과제로 당국에서 추진해 왔던 일"이라며 "당국에서도 근본적인 개선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도 "지난 원장 시절에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개선해 보자라는 취지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담았으나 적용단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면서 "상당 부분 개선한 부분이 있다고 보지만 연장선상에서 추가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내에서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 정책에 따라 10여년 넘게 계속 지배구조를 개선해 왔다"면서 "CEO 연임을 막거나, 행장의 회장 선임을 막는 등 자율성을 너무 크게 침해하는 내용이 담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대부분 도입해 왔고 운영에 있어 중장기적으로 CEO의 연속성을 가져가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 "필요성과 성과에 따라 연임이 결정되는 것인데 당국의 과도한 개입이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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