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 가동이 내년으로 밀리자 금융권이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물리적으로 내년 3월 주주총회에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입법까지 시간이 걸리는데다 개선안을 반영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려내기에도 두달은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0% 이상이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 적극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제도개선 물리적 시간 필요…당장 적용 어려워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초 올해 열릴 계획이었던 금융지주 지배구조 TF 첫 회의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올해 개최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아직 검토 중이며 조만간 첫 회의를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F는 개선안 도출을 넘어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금융위 협의가 필수적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둔 금융지주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71.8%에 해당하는 23명의 임기가 3월에 끝난다. 회장 연임 안건이 올라가는 신한·우리금융뿐 아니라 KB·하나금융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에 대한 연임 또는 교체가 다뤄질 예정이다
계획대로 1월에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3월 주주총회에 이를 적용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임위원회인 정무위를 넘어 법사위 심사를 받고 본회의까지 올라가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돼서다.
TF를 통해 도출된 개선안을 반영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하다는 반응도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콕 집어 디지털·IT와 소비자보호 전문가를 각각 1명 이상 포함할 것을 언급한 바 있다. ▷관련기사:이찬진 금감원장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 등 바꿔라"(2025.12.10)
4대 금융지주 모두 디지털·IT 분야에서 한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다만 소비자보호 분야는 KB금융뿐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디지털·IT나 소비자보호 분야 외에도 사외이사 인력 풀이 그렇게 넓지 않다"며 "거절하면 다시 물색해야 하는 시간도 소요되기 때문에 반영에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지주사들 사외이사 독립성 적극 해명
지배구조 TF는 최고경영자(CEO) 자격기준뿐 아니라 사외이사 추천경로와 이사회 전반의 역량까지 다룰 계획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19일 업무보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 행사한다"며 직격했다. 그러자 이찬진 원장은 지배구조 TF 논의를 통해 개선안을 도출한 뒤 1월 내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답했다.▷관련기사:이 대통령, 금융지주 겨냥 "부패한 이너서클 돌아가며 지배권 행사"(2025.12.19)
이같은 배경에 최근 열린 신한·우리금융 회장(임원)추천위원회에서 위원장들은 차기 회장 후보 선출 절차뿐 아니라 사외이사 구성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내놔야 했다.
곽수근 신한금융 회추위원장은 지난 4일 차기 회장 선임 후 "신한금융 회추위원들은 대부분 진옥동 회장 취임 전 임명이 된 인사들이고 주주추천으로 들어온 사외이사들도 있다"며 "저도 주주추천으로 사외이사가 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KB금융과 함께 사외이사 공모제를 시행 중이다.
이강행 우리금융 임추위원장은 전날 후보 선출 브리핑에서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과반수 이상이 과점주주 체제"라며 "어느 한 이사가 의견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과점주주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