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가 지난해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카카오뱅크 내에선 가장 많다.
지난해 최대 17억원 이상의 보수를 챙긴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지난해 연간 첫 흑자와 함께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고, IPO도 계획하고 있어 연봉 격차를 크게 좁혀갈지 주목된다.
1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윤호영 대표는 5억64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하며 임직원들 가운데서는 홀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윤 대표에게 3억5600만원의 급여와 함께 2억8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성과급은 2019년도 평가 기준에 따라 지난해 1분기에 지급된 금액으로 2017년과 2018년도 이연성과급이 포함됐다.
성과급 평가 지표는 2019년 평가 지표에 따른 고객수, 손익(법인세차감전이익), 자산건전성(연체율) 등의 계량지표와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과제 추진 실적으로 구성된 신규 서비스 출시(주식계좌 개설, 연계대출 등)에 따른 성과 등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연간으로 첫 흑자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올 1분기에 윤 대표가 받게 될 성과급은 더 크게 뛸 전망이다.
특히 윤 대표는 보수 총액에 포함되지 않은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3월 52만 주(행사가 5000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성과 조건 달성 시 올해 3월 25일부터 2026년 3월 25일까지 3회차에 나눠 행사할 수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행사 시점까지 고객수 1300만 명과 법인세차감전이익 1300억원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미 가입자 수는 달성했고 이익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장외 주식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IPO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해 한때 11만원 대까지 치솟은 후 최근에는 7만원 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행사가를 감안한 수익이 360억원 이상은 족히 되는 셈이다.
윤 대표의 연봉만 놓고 보면 지난해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받은 보수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허인 KB국민은행장이 급여와 상여를 포함, 17억2900만원을 받으며 가장 보수가 높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 11억3000만원, 지성규 전 하나은행장 10억2200만원 순이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5억5300만원으로 윤 대표보다 적었다.
허인 행장의 경우 은행장 재임에 따라 2020년 귀속으로 지급된 장·단기성과급을 포함할 경우 18억59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2017~2019년간 성과평가 결과로 확정된 이연지급분 1만5749주도 받을 예정이다.
진옥동 행장 역시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으로 받은 1만809주가 있다. 행장 퇴임과 함께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직을 맡은 지성규 행장의 경우 퇴직소득 등이 포함된 금액으로 장기성과보상으로 부여된 성과연동주식 1만9350주는 보수총액에 포함되지 않았다. 권광석 행장도 성과연동형 주식기준보상으로 성과연동주식 3만6543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최근 산업계 전반에 성과 보상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급격한 성장세와 비례해 성과 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투명한 성과보상 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직원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은 7800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의 작년 평균 급여(9800만원)보다는 낮았다. 다만 평균 근속연수가 2년7개월로 짧고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5900만원)과 달리 남성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9700만원으로 시중은행과 거의 비등하거나 오히려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