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사진)가 지난 1분기 8300억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하며 금융지주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대출수요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함께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가 약진한 결과다.
다만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환손실 여파로 수익 확대를 크게 키우지 못하면서 우리은행에 간발의 차이로 추월 당했다.
22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83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74억원,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 최대치인 2019년 3분기 847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2019년의 경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비은행부문 이익이 이익증가를 견인했다. 비은행부문의 이익기여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4.1%포인트 늘어난 39.9%를 기록했다.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9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중개수수료 증가로 순이익이 1년새 192.9%가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와 디지털혁신에 따른 손익체질 개선으로 하나카드 실적도 선전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7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2억원, 139.4%가 증가한 규모다.
하나캐피탈 역시 609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7.8%의 순익 성장을 보였다. 하나자산신탁과 하나생명은 각각 193억원, 1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비은행부문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안전적 수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주 실적과 달리 핵심계열사인 은행에서는 3위권 수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앞서 실적발표에 나선 우리금융은 1분기 671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지주 순이익에서는 하나금융과 16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은행이 벌어들인 수익은 반대로 뒤집혔다. 1분기 하나은행이 57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우리은행은 5894억원을 기록했다.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우리은행이 3위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조101억원, 1조3630억원의 순익을 거뒀던 것과도 대비된다.
이는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외화자산 규모가 커 환율상승에 따른 환손실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1분기 환율이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외화자산에 따른 환손실로 인해 여타 은행에 비해 수익확대가 크지 않았다"며 "대내외 경제 환경 및 환율상승에 따른 비화폐성자산 관련 환산손실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대출 자산의 성장 등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209억원의 순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61% 하나은행은 1.36% 지난해 1분기 수준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