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호실적을 등에 업고 비은행 자회사를 계속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하나금융투자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대규모 실탄을 투입한데 이어 하나캐피탈과 하나저축은행에 대해서도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지난 22일 하나캐피탈과 하나저축은행에 대해 2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회사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다.
하나캐피탈 증자는 지난 2019년 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시에도 하나금융은 하나캐피탈에 대해 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었다.
이번 증자로 하나캐피탈은 KB금융 계열인 KB캐피탈과 대등한 자기자본을 갖추며 업계 1위 수준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하나캐피탈의 지난 1분기 말 자기자본은 1조3002억원으로 이번 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대로 올라서면서 KB캐피탈(1조4800억원)을 간발의 차이로 앞서게 됐다.
지난달 말 신한지주 계열 신한캐피탈이 1500억원의 증자를 통해 하나캐피탈을 따라잡았는데 하나캐피탈이 곧바로 다시 제치는 양상이다.
하나캐피탈 증자는 최근 금융지주들의 캐피탈 키우기와 맞물려 있다. 캐피탈사들은 증권, 보험에 이어 든든한 실적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더해 지난 2월 금융당국이 캐피탈사들에 대한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10배에서 2022~2024년 중 9배, 2025년 이후 8배로 강화하기로 함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도 해석된다. 하나캐피탈의 1분기 수정 레비지비는 9.4배로 넉넉한 편이다.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하나금융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이번 처음으로 올 상반기 2197억원이던 자기자본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4월 하나금융투자에 5000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500억원을 각각 투입하며 자회사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자회사 자본확충에 쓴 돈만 8500억원에 달한다.
은행 외 비은행 자회사 키우기에 적극 나서는 데는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은행 중심의 이익 구조에서 탈피해 수익을 다각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22일) 실적을 내놓은 하나금융은 상반기와 분기 기준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놨고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비은행 부문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37.2%까지 늘어나며 40%선을 목전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