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개 플랫폼 관련 핀테크 업체들이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가계대출 규제까지 연이어 유탄을 맞으며 고전하고 있다.
금소법에 대응해 대출 중개업 등록을 일사천리로 마치며 심기일전에 나섰지만 최근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비교 상품 라인업이 줄어드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핀테크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거나 특화 플랫폼 구축을 통해 타개에 나선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금소법 시행으로 대출중개 플랫폼 업체들은 부랴부랴 대출 중개업 등록을 마쳤다.
이들 대출비교플랫폼은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의 대출 상품 금리를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금소법에서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금융상품 중개로 규정하면서 등록이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핀다, 핀크 등 대출 상품 중개를 하는 핀테크 업체 10곳이 나란히 지난달 24일 온라인 대출모집 법인 등록을 마치면서 기존 영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금융상품 판매업자로 등록함에 따라 이들 역시 금소법 위반 시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금융 규제의 틀 안에 들어오면서 기존 대비 영업 제한이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금소법 폭풍을 치른 후 한숨을 채 돌리기도 전에 가계대출 규제 강화 여파가 이들 핀테크 업체들에도 미치고 있다. 대출을 중개하는 금융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아예 중단에 나서면서 대출비교 플랫폼 이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그간 대출비교 플랫폼들은 가계대출 폭증과 맞물려 이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누렸다. 최근 핀다의 경우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돌파했고 누적 대출승인 금액도 4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3월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후 반년 만에 4배 이상 폭증하면서 올 상반기 사용자수가 폭풍 성장했다.
하지만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주로 대출상품을 중개해주는 일부 지방은행과 저축은행들의 경우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대출 신청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플랫폼 상에서 비교 가능한 대출 상품 라인업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한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한 대출 상품 중개가 중단된 은행이 일부 있다"면서도 "한시적인 경우로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더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금융사들이 대출 금리와 한도 등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비교 플랫폼들의 대출 실행률도 떨어지고 있다. 대출비교 플랫폼들은 대출 중개 후 실제 실행될 경우 받는 수수료를 주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회사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관리에 대출 취급을 점차 중단하고 있어 신규 대출이 쉽지 않아진 상황으로 연간 대출 한도가 새롭게 부여되는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비대면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대면 대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점도 비대면 대출 중심의 핀테크 업체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대출 플랫폼 업체들은 최근 규제 여파를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강화와 함께 활발한 영역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핀다의 경우 최근 TV광고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매스캠페인에 나서면서 순항하고 있다. 알다를 운영하는 팀윙크는 지난 9월 개인회생자대출 비교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비교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택담보대출 비교 플랫폼 담비를 운영하는 베스트핀은 대출중개 등록절차와 함께 온오프라인을 담보대출플랫폼 앱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