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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조기' 인수…득실은?

  • 2023.06.26(월) 12:19

단기적으로 건전성 비율 개선 전망…신사업 '자격'도
리스크 높은 '대부업' 대출 이관…연체율 상승 우려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품는다. OK저축은행의 모기업인 OK금융그룹이 OK저축은행을 출범시키면서 약속한 대로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하기 위함이다. 

OK저축은행의 러시앤캐시 인수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금융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초 저축은행 문턱도 넘지 못했던 대부업체 채권을 사들인다는 것이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앤캐시 인수, 긍정적 효과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정례회의에서 OK저축은행과 러시앤캐시의 영업양수도 계약을 승인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OK금융그룹이 지난 2014년 구 예주저축은행과 구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시키는 조건으로 대부업 철수를 내걸었다.

OK금융그룹은 최근 몇년새 대부업 완전철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철수 시기를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 3분기중으로 다시 당긴 것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일 금융당국에 러시앤캐시 영업양수 승인서를 제출했고 금융당국이 승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은 러시앤캐시 자산 약 7484억원을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러시앤캐시의 자산 약 1조원 가량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인수시기를 앞당기면서 사들이는 자산의 규모도 줄었다.

인수 예정인 러시앤캐시 자산중 상당부분은 대출채권으로 분류된다. 단 인수하는 모든 대출채권은 모두 정상여신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미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한 경우는 러시앤캐시에서 매각하거나 상각하게 된다. 

OK저축은행이 러시앤캐시를 인수하면서 가장 긍정적인 지점은 BIS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금융회사 건전성을 의미하는 BIS자기자본비율은 위험자산 대비 자본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번에 인수하는 러시앤캐시 대출채권중 위험가중치를 부여하더라도 모두 정상여신이기 때문에 자본 증가량 대비 위험가중자산의 증가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의 자산규모 등을 고려했을때 올해 러시앤캐시 자산 인수가 완료되면 BIS자기자본비율이 올해 1분기 12.06%에서 약 2~3%포인트 가량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부실채권을 사들이지 않기 때문에 인수가 모두 마무리되면 자산 증가로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업인 OK금융그룹의 신사업 진출 길도 넓어진다. 애초 OK금융그룹은 금융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그룹의 시작점이 대부업이라는 이유로 대주주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고배를 마셔왔다.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금융당국이 대부업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 요건 충족이 안됐다는 이유로 인수가 좌절되기도 했다.

러시앤캐시 인수, 부정적 효과

다만 최근 금융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OK저축은행에게 이번 인수가 불확실성을 키울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부업권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차주들의 경우 대부분 저축은행 문턱도 넘지 못해 대출을 빌린 대출차주이거나, 여러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일 가능성이 높다. 부실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단 OK저축은행은 정상으로만 분류되는 대출채권을 인수하기 때문에 당장의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불안은 여전히 안고 가야하는 셈이다.

당장 최근 대부업계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25개 상위 대부업체의 담보대출 연체율은 10.2%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4.8%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신용대출 연체율의 경우 약 10%가량으로 추산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업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약 10%선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업계의 연체율은 5.07%로 대부업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기준으로 대부업 회사의 대출채권을 관리하다보면 연체율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단 OK저축은행은 이관하는 대출채권중 2021년 7월 이전에 취급해 법정최고금리를 넘는 경우 모두 20% 이하로 낮춰 이같은 상황을 방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대출금리 차이는 크지 않지만 저축은행은 대부분 리스크를 감안해 신용점수 600점 이하를 피한다"며 "당장 정상여신이라 하더라도 신용점수가 600점 이하인 대출차주의 경우 향후 부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담보대출의 경우도 다른 금융권 대비 담보물 자체가 확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리스크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이 러시앤캐시를 인수하면서 대부업에서 철수하겠다는 방침은 계획에 있던 일"이라며 "다만 금융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을 앞당긴 것이 추후 결과에 따라 무리수였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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