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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차기 회장, '지역 강점' 현 은행장 vs '시중은행장' 출신

  • 2024.02.15(목) 17:33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과제 앞두고
'지역'대신 '시중은행 경험' 무게 실릴까
황병우 vs 권광석·김옥찬…"이달말 결정할듯"

DGB금융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 3인을 추천한 가운데, 시중은행장 등을 역임한 외부 후보들이 '깜짝' 숏리스트에 들면서 현직 대구은행장인 내부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텃밭을 떠나 전국구 도약(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전국 단위 시중은행을 이끌었던 경험을 가진 외부 후보들이 강점을 가질지 주목된다.

숏리스트에 오른 외부 출신 2명, 왜?

DGB금융은 지난 1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황병우 현 DGB대구은행장(57)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61),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68) 등 내부 후보 1명과 외부 후보 2명 등 3명으로 구성한 숏리스트를 최종 확정했다.

(왼쪽부터)황병우 대구은행장(57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61세),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68세). /그래픽=비즈워치

회추위가 숏리스트에 외부 후보 2명을 포함한 데는 당국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모범관행에서 "CEO 선임 평가 방법이나 시기가 외부후보에게 불공평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금융지주 CEO 선임 절차인 만큼 내외부 후보의 공정한 경쟁을 강조한 상황에서 내부 후보 만으로 구성하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들러리'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스레 나온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DGB금융 회장 후보 숏리스트는 회추위에서 결정하는 사항으로 금융당국이 개입하거나 말씀드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장 선출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란 큰 과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달리 봐야 한다는 시각도 팽팽하다.

특히 이번 외부 출신 후보들이 각각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권 전 행장은 시중은행장을, 김 전 사장은 KB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숏리스트에 포함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7월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표명한 이후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신설해 전환 준비를 추진해 왔다. 이후 DGB금융과 시중은행 전환 TFT를 구성한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다. 

시중은행 전환 대구은행, 누가누가 잘 이끌까

지금까지 지방금융지주 회장 선출을 위한 평가에는 출신 및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CEO 선출 과정에서는 '지역'보다는 시중은행 운영 경험에 방점이 찍힐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DGB금융 한 회추위 관계자는 "외부 후보들이 행장 경험이 있는 분들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진행 중"이라며 "사외이사 면접 및 외부 평가 기관 몇 곳의 전문가 평가를 취합한 결과 높은 점수를 받은 분들이 숏리스트에 들어간 것으로 좋은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일한 내부 후보인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황 행장은 앞서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함께 대구 출신 인사로 유력 회장 후보군에 거론돼 왔다.

황 행장은 지난해 1월부터 대구은행장을 지내 회장 취임 시 연속성을 갖고 시중은행 전환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아울러 회장 선출 시 과거 김태오 회장과 마찬가지로 대구은행장과 DGB금융 회장을 겸임하면서 중요 과제인 '시중은행 전환'을 안정성 있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외부 후보군들은 대구 출신은 아니지만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아 온 '은행맨'들로 구성됐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울산 출신이다. 권 전 행장은 건국대학교 산업공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우리은행(옛 상업은행)에 입행한 권 전 행장은 우리은행 홍보실장, IB그룹장 겸 대외협력단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우리PE자산운용 대표에 올랐다. 이후 2019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를 거쳐 2020년 우리은행장에 올랐다. 지난 2022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 고문으로 내정, 은행과 비은행을 두루 경험했다.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은 1956년생으로 서울사대부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국민은행에 입행한 이후 재무관리본부장, 재무관리그룹 부행장,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을 거쳐 지난 2013년 KB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이후 2014년 SGI서울보증사장, 2016년 KB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유통업체 홈앤쇼핑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최종 후보군 3인은 향후 2주 동안 '최종후보자 선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검증받는다. 회추위는 해당 프로그램 이후에 최종 면접을 거친 뒤 이달 내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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