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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충당금 눈덩이' 저축은행…9년만에 5500억 적자전환

  • 2024.03.22(금) 06:00

1년 새 순이익 2조 '폭삭'…대손충당금 영향
연체율 6.5%로 4%P 급등…저축은행 사태후 최고
당국" 문제없어…올해 연체율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

저축은행업계가 지난해 55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년 새 당기순이익이 2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조달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이자 이익이 감소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연체율 또한 6.5%로 전년 대비 4%포인트 급등하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20.3%)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아울러 상호금융조합(신협·농협·수협·산림) 또한 당기 순이익이 34.8% 감소하며 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연체율 또한 1.45%포인트 상승하며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순이익 급감에 건전성 악화…위기의 저축은행  

저축은행 79개사 당기순이익 및 연체율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이 지난해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조5622억원 흑자를 기록한 뒤 1년 새 당기순이익이 2조1181억원 급감하며 적자 전환한 것이다. 2015년 이후 8년간 흑자를 유지하다 지난해 들어 첫 연간 적자 전환이다.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 부문 부원장보는 "저축은행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은 조달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이자 손익 감소, PF대출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특히 저축은행의 적자 규모 확대는 PF대출 예상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적립하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 PF대출 미래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40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며 적자 폭이 지난해 1분기 527억원 순손실에서 4분기 4154억원으로 확대됐다. 

저축은행 79개사의 총자산과 총대출도 줄어들었다. 고금리 지속,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기업 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권의 지난해 총자산은 126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138조6000억원 대비 12조원(8.7%) 감소했다. 기업 대출의 경우 2022년 말 68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8조9000억원으로 9조8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40조2000억원에서 38조9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수신 잔액의 경우 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107조1000억원에서 13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이에 수신 잔액으로 유동성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박 부원장보는 "대출 자산이 감소한 만큼 수신 자산도 감소해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실시간으로 예금 변동 사항을 저축은행중앙회와 감독 당국이 모니터링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영업실적에서 긍정적인 요인은 2022년 말 고금리로 예치됐던 40억원 상당의 예금이 지난해 4분기 저금리로 갈아타면서 예대마진 긍정적 효과가 상쇄됐다"며 "올해 영업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자산건전성은 지난해 말 대비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6.55%로 2022년 말보다 3.14%포인트나 상승했다. 연체율이 1년 새 두 배 치솟으며 저축은행 사태(20.3%)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기업 대출 연체율(8.02%)이 5.12%포인트나 급등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2022년 말보다 0.27%포인트 상승한 5.01%로 나타났다.

박 부원장보는 "개인 대출 연체율은 상당히 안정적"이라며 "작년 정부에서 개인 대출 쪽 결제 채권 매각 통로를 열어준 부분이 있고, 개인 사업자 대출도 민간 매각이 가능해지며 대출 잔액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금리 인하 여지도 있고 저축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연체 정리를 한다면 연체율은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렇게 되면 불가피하게 1~2분기는 충당금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부실 채권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NPL 비율은 7.72%로 전년 말 대비 3.64%포인트 상승했다. 박 부원장보는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113.9%로 전년 말 대비 0.5%포인트 상승하는 등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 비율(100%)을 상회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저축은행업권에서 생각하는 가격과 시장 가격에 격차가 있어 저축은행들이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그동안은 당국이) 경공매를 강제할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매각 활성화를 위해 경매 절차 개선 등 경공매 유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5%로 전년 말보다 1.20%포인트 상승했다. 규제 비율(자산 1조원 이상 8%, 자산 1조원 미만 7%)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 감소 등으로 전년 말보다 9조4000억원 줄었지만, 자기자본은 증자 등으로 1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상호금융조합도 위태위테

상호금융조합 손익 및 연체율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상호금융조합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2조407억원으로 전년(3조1276억원) 대비 1조869억원(3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사업 부문의 손실이 확대되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총자산의 경우 같은 기간 726조5000원으로 전년 말(687조9000억원) 대비 38조6000원(5.6%) 증가했다. 총여신이 51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1000억원(2.4%) 증가했고 총수신은 619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0조7000억원(5.2%)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말 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은 2.97%로 전년 말(1.52%) 대비 1.4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대출이 4.31%로 전년 말 대비 2.08%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1%로 전년말(1.84%) 대비 1.57%포인트 올랐다. 

자본적정성의 경우 순자본 비율은 8.13%로 전년 말(8.26%) 대비 0.13%포인트 소폭 하락했으나, 최소규제비율(2%, 농협 5%)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원장보는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조합 모두 연체율은 고금리 및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연체율 상승은 코로나 위기 이후 금리 인상, 자산 가격 조정 등 경제가 정상궤도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의 영업실적은 예금금리 안정화 등으로 전년보다 다소 개선될 가능성도 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며 "경·공매, 캠코 및 자체 PF 펀드 등을 통한 재구조화 등 다양한 방식의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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