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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장기전 준비하는 은행…'중국증시'만 바라본다

  • 2024.04.22(월) 07:10

홍콩 ELS 2분기부터 만기 '본격 도래'
홍콩 H지수 6000P이상 오르면 손실액 하락
중동 전쟁 악재·중국 부양책은 호재 '혼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은행들이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홍콩 ELS 판매액금액의 만기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몰려있는데 이 기간동안 홍콩 H지수의 흐름에 따라 배상규모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배상은 '손실금'을 기준으로 배상비율을 정하는데 홍콩 H지수가 회복한다면 손실금도 줄어들면서 배상액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국제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장밋빛 미래'를 마냥 기다리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H지수 6000P만 넘길 기원하는 은행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는 1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이후 만기 도래 분은 3조7000억원으로 전체 판매금액의 79%의 만기가 올해 2분기 이후에 돌아오는 셈이다. 

은행들은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종 손실률을 바탕으로 배상에 나서기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 2분기부터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배상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ELS 판매 과정 자체에서 은행 등 판매사들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의거한 판매원칙을 위반했다고 보고 내부통제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판매사는 기본적으로 23~50%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은행들의 기본적인 배상 책임 비율은 정해졌지만 '배상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상비율은 '손실금액'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만기 도래 이전 홍콩 H지수가 회복해 손실이 줄어든다면 배상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은행들은 홍콩 H지수가 극적으로 상승하지는 않더라도 회복세만 보여도 배상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2021년 판매된 ELS의 원금 손실구간은 당시 주가 대비 40~50%정도였고 현재 홍콩 H지수는 2021년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손실이 오는 것"이라며 "따라서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ELS의 경우 원금 손실구간 이상으로만 H지수가 회복이 되면 오히려 수익금을 지급하고 배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판매된 홍콩ELS들의 원금 손실 확정구간(낙인 구간)은 홍콩 H지수가 5700포인트 가량일 때 몰려있다. 이날 기준 홍콩 H지수는 5751포인트다. 

H지수가 6000포인트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손실액이 약 1500억원 가량, 6500포인트 이상에서 유지될 경우 손실금액이 0에 가까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규모 배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홍콩 H지수 상승 가능성 있을까

관건은 홍콩 H지수의 흐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부정적인 환경과 긍정적인 환경이 혼재돼 있다고 평가한다.

부정적인 환경으로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문력 충돌이다. 두 나라의 무력충돌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홍콩 H지수 뿐만 아니라 미국 S&P 500, 일본 닛케이, 코스피 등 세계 주식시장에 모두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한정해 긍정적인 환경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부양 정책을 예고한데다가 최근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아 회복을 기대할 만 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두달 사이 중국 주식시장은 외인들의 순매도보다 순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H지수도 주중 6000포인트를 한때 회복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백관열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가 경기 회복 기대감에 더욱 무게를 싣는 경향이 나타내기 시작했다"라고 평가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홍콩 H지수의 회복세에 따른 배상금액 감소를 마냥 기다리지는 않고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두고 배상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홍콩H지수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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